추행을 우려한 나머지 차에서 뛰어내린 사고는 고의로 인한 손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by 사고후닷컴 posted Apr 0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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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제금

[대법원 1991. 3. 8., 선고, 90다16771, 판결]

【판시사항】

가.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조합연합회 공제조합의 통합공제약관이 “조합원 또는 자동차에 관계되는 피용자의 고의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경우 위 공제약관상의 고의에 미필적 고의가 포함되는지 여부


나. 위 공제 가입 차량의 운전사가 피해자를 태우고 가던 중 피해자가 위 운전사에게 강제추행 당할 것을 염려한 나머지 질주하던 차량의 출입문을 열고 뛰어 내리다가 사망한 사고가 조합원 또는 자동차에 관계되는 피용자의 고의로 인한 손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가.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조합연합회 공제조합의 통합공제약관은 “조합원 또는 자동차에 관계되는 피용자의 고의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자동차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전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위 공제조합의 공제계약은 일종의 책임보험과 같은 성질의 것으로서 책임보험은 피보험자의 법적 책임 부담을 보험사고로 하는 손해보험이고, 보험사고의 대상인 법적 책임은 불법행위 책임이므로 이 경우에 어떠한 것이 보험사고인가는 기본적으로는 불법행위의 법리에 따라 정하여야 할 것인데, 불법행위 법리에 있어서는 미필적고의도 고의의 한 태양으로 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공제약관상의 고의에는 미필적 고의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이다.


나. 공제가입차량의 운전사가 여고 2년생인 피해자를 태우고 차량을 운행하던 중 피해자가 위 운전사가 자기를 감금 내지 강제추행하려는 의도를 알아 채고 하차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동인이 이에 불응하고 그대로 질주하자 다급한 나머지 우측출입문을 열고 뛰어 내리다가 길바닥에 떨어져 뇌출혈 등으로 사망하였다면 피해자의 추락에 의한 사망에 관하여 위 운전사에게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참조조문】

상법 제659조, 
민법 제750조

 

【전문】

【원고, 피상고인】

합자회사 남북화물

【피고, 상고인】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조합연합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희종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0.10.26. 선고 90나27377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제1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사고에 적용될 통합공제약관 제3조 제1항, 제10조 제1항에 의하면 “조합원 또는 자동차에 관계되는 피용자의 고의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는 공제사고 자체가 위 규정 소정의 자들의 고의에 기하여 발생한 경우에 한한다고 할 것인바, 그 거시증거에 의하면 원고의 피용자로서 이 사건 복사트럭을 운전하던 소외 1에게 승객이며 여고 2년생인 소외 망 조미라를 강제추행 내지 감금하려는 의사는 있었으나 그를 추락시켜 사망케 할 의사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망인의 추락에 의한 사망사고는 소외 1의 고의에 의한 사고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이사건 공제금청구에 대한 면책항변을 배척하였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자동차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전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공제계약은 일종의 책임보험과 같은 성질의 것으로서 책임보험은 피보험자의 법적 책임부담을 보험사고로 하는 손해보험이고, 보험사고의 대상인 법적 책임은 불법행위 책임이므로 이 경우에 어떠한 것이 보험사고인가는 기본적으로는 불법행위의 법리에 따라 정하여야 할 것인데, 불법행위법리에 있어서는 미필적고의도 고의의 한 태양으로 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공제약관상의 고의에는 미필적고의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한 소론의 지적은 수긍이 간다.


그러나 원심인정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제가입차량의 운전사인 소외 1이 1988.10.17. 20:15경 이 사건 차량을 운행중 여고 2년생인 소외 조미라(피해자)를 태우고 가다가 같은 날 20:25경 피해자가 위 차의 운행방향 및 위 김공복의 태도 등에서 자기를 감금 내지 강제추행하려는 의도를 알아채고 하차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동인은 이에 불응하고 그대로 질주하자 위 피해자가 다급한 나머지 우측출입문을 열고 뛰어 내리다가 길바닥에 떨어져 뇌출혈 등으로 사망하는 이 사건 공제사고가 발생되었음을 알 수 있는바, 위 사실관계에서는 피해자의 추락에 의한 사망에 관하여소외 1에게 고의 또는 미필적고의가 있었다고는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 점을 인정할 증거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러므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사망사고가 소외 1의 고의에 의한 사고라고 볼 수는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면책항변을 배척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우동(재판장) 배석 김상원 윤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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