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으로 심하게 굽은 지점에서 교행하는 운전사의 주의의무와 신뢰의 원칙의 적용 여부

by 사고후닷컴 posted Nov 0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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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자)

[대법원 1993. 2. 23., 선고, 92다21494, 판결]

【판시사항】

야간에 폭이 6.3m로서 5도 정도 오르막 경사가 있고 70도 정도 왼쪽으로 심하게 굽은 지점에서 교행하는 운전사의 주의의무와 신뢰의 원칙의 적용 여부(소극)

【판결요지】

폭이 6.3m로서 5도 정도 오르막 경사가 있고 70도 정도 왼쪽으로 심하게 굽은 지점에서 마주오는 차량과 교행하는 운전사는 상대방 차량이 중앙선을 지켜 정상적으로 운행할 것이라고 만연히 신뢰하여서는 안되고, 중앙선을 넘어 운행할 가능성에 대비하여 상대방 차량의 동태를 예의주시하면서 경음기를 울리거나 차량전조등을 깜박거려 경고를 보내고 속도를 줄이면서 최대한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로 진행하는 등 교행시의 충돌로 인한 사고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다.

【참조조문】

민법 제750조

【참조판례】

대법원 1988.3.8. 선고 87다카607 판결(공1988,653)1991.12.24. 선고 91다31227 판결(공1992,679)1992.7.28. 선고 92도1137 판결(공1992,2699)

 

【전문】

【원고, 상고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남경레미콘 소송대리인 변호사 여동영 외 1인

【원심판결】

대구고등법원 1992.5.1. 선고 91나237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원고들 소송대리인들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1이 1989.6.26. 22:20경 구미시 오태동 소재 칠곡군과의 경계 150m 전방 도로에서 피고 소유의 (차량번호 1 생략) 콘크리트믹서 트럭을 운전하여 구미방면에서 북삼방면으로 운행하다가 반대쪽에서 마주오던 망 소외 2 운전의 (차량번호 2 생략) 12인승 승합자동차와 충돌하여 위 소외 2가 고도뇌좌상 등으로 그 자리에서 사망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망인의 처자인 원고들이 자기를 위하여 위 트럭을 운행한 자로서 그 운행으로 일으킨 위 사고로 말미암아 위 망인 및 원고들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사고는 위 망인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행한 일방적인 과실로 말미암은 것이므로 그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하여,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위 사고지점의 도로는 편도 1차선의 국도로서 양 방향 전체의 포장도부분의 폭이 6.3m이고, 길가에는 트럭 진행방향의 우측에 1m, 승합차량 진행방향 우측에 2m폭의 비포장부분이 있고, 트럭의 진행방향으로 보아 5도 정도 오르막경사가 지고, 70도 정도 왼쪽으로 심하게 굽은 길로서, 원래는 1줄의 황색실선으로 된 중앙선이 그어져 있었으나, 충돌지점 전후 10여m 부분은 그 중앙선이 모두 지워져 있었던 사실, 위 트럭의 차폭은 약 2.5m이고, 승합차량의 차폭은 약 1.7m인 사실, 사고 당시 위 소외 1은 피고 소속의 다른 콘크리트믹서 트럭 5대와 행열을 이루어 시속 40km 정도의 속도로 운행중이었는데, 사고지점에 이르러 위 망인이 운전하던 승합차량이 빠른 속도로 오른쪽으로 굽은 내리막길을 달려 내려오면서, 과속으로 인하여 자기차선을 지키지 못하고 포장부분의 가운데 선인 가상 중앙선을 넘어 들어오는 것을 약 20m 전방에서 발견하고 급제동하면서 핸들을 오른쪽으로 틀었으나 미치지 못하여, 양 차량의 좌측 전면부위가 서로 충돌한 후, 위 트럭은 우측 앞바퀴가 비포장부분으로 벗어난 상태에서 정차하였고, 승합차량은 4m 정도 뒤로 밀려나서 도로 중앙에 정지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위 망인이 일방적으로 가상 중앙선을 침범하여 위 승합차량을 운행한 것으로 인하여 일어났다고 할 것인데, 자동차의 운전자가 반대방향에서 오는 다른 자동차와 서로 교행하는 경우에는 상대방 자동차도 정상적인 방법에 따라 그 차선을 지키면서 운행하리라는 신뢰를 갖는다 할 것이고,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 자동차가 중앙선을 넘어 자기차선 앞으로 들어올 것까지도 예견하여 운행하여야 할 의무는 없다고 할 것이며, 비록 이 사건 사고지점이 심하게 굽은 도로인데다가 중앙선표시가 지워져 있고, 사고시각이 야간이라고는 하더라도, 위 사고지점 도로와 트럭의 폭을 대비해 볼 때 트럭이 자기차선의 한가운데로 진행하더라도 우측길가와 좌측의 가상 중앙선까지는 각각 30여cm 밖에 여유가 없는데다, 위 소외 1은 같은 크기의 차량들이 줄을 지어가는 가운데에서 진행하고 있었던 상황에 비추어, 그가 특별히 위 사고트럭을 보다 더 도로의 우측편으로 붙이거나 길가의 비포장부분에까지 걸쳐 운행하면서 반대방향의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들어 올 것에 대비하여 운전하여야 할 주의의무는 없다고 할 것이고, 사고 당시 위 트럭의 시속이 40km이면 1초 동안에 11.1m(=40×1,000÷60÷60)가량을 진행하므로, 위 승합차량의 속도를 위 트럭과 같게 본다고 하더라도쌍방차량이 1초 동안에 진행하는 거리를 합치면 20m가 넘게 되는바, 위 소외 1이 약 20m 전방에서 위 승합차량이 가상 중앙선을 넘어서 질주해 오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피행조치를 취하였다고 하여도, 운전자의 지각신경이 충돌의 위험을 느끼는 데에 소요되는 시간과 위와 같이 비좁은 도로상황에서 차량폭 등을 감안하여 침범해 온 승합차량과 안전하게 교행할 수 있도록 대응조치를 취하는 데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거의 충돌을 피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차량의 운전수인 위 소외 1에게는 이 사건 사고발생의 원인이 된 과실이 있다 할 수 없고, 사고 당시 위 트럭에 구조상의 결함 또는기능의 장해도 없었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제1호에 의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포장도로의 폭이 6.3m에 불과한데 위 트럭의 차폭은 약 2.5m, 위 승합차량의 차폭은 약 1.7m이고, 또 이 사건 도로는 위 트럭의 진행방향으로 보아 5도 정도 오르막 경사가 있고, 70도 정도 왼쪽으로 심하게 굽은 길로서 충돌지점 전후 10여m 부분은 중앙선이 지워져 있었다면, 야간에 이러한 지점을 운행하는 차량은 도로중앙부위를 침범하여 운행할 가능성이 많은 것이므로 이러한 지점에서 마주오는 위 승합차량과 서로 교행하게 된 위 트럭운전사로서는 상대방 차량이 도로의 중앙선을 지켜 정상적으로 운행할 것이라고 만연히 신뢰하여서는 안되고, 상대방 차량이 도로중앙부위를 넘어서 운행할 가능성에 대비하여 상대방 차량의 동태를 예의주시하면서 경음기를 울리거나 차량전조등을 깜박거려 상대방차량 운전사에게 경고를 보내고 속도를 줄이면서 최대한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로 진행하는 등 상대방차량과의 교행시 충돌로 인한 사고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것이다( 당원 1991.12.4. 선고 91다31227 판결1992.7.28. 선고 92도1137 판결 각 참조).


그런데 원심이 채용한 을 제1호증의 11 기재에 의하면 위 트럭운전사인 소외 1은 위 승합차량을 약 50m 전방에서 발견하였다는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이와 같이 위 소외 1이 위 승합차량을 발견한 후 위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 위 소외 1이 이와 같은 주의의무를 다하였어도 이 사건 사고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없었는지의 여부를 심리하여 과실 유무를 판단하여야 하고 위 승합차량이 약 20m 전방에서 중앙선을 침범하는 것을 발견한 때에 즉시 피행조치를 취하였다고 하여도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과실이 없다고 단정할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트럭운전사로서는 위 승합차량 운전사가 정상적인 방법에 따라 차선을 지키면서 운행하리라는 신뢰를 갖는다고 보아야 한다는 전제하에 위 트럭운전사가 위 승합차량이 가상 중앙선을 침범하는 것을 발견한 때에 즉시 피행조치를 취하였다고 하여도 충돌을 피할 수 없었으므로 자동차운전자로서의 과실이 없다고 판단하고 만 것은 자동차운전자의 업무상주의 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고들 소송대리인들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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