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의 해지 의사표시는 제척기간 도과 후의 해지권 행사로서 효력이 없다고 한 사례

by 사고후닷컴 posted Oct 1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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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20다247268, 판결]

【판시사항】

甲 보험회사가 보험계약 체결 당시 보험계약자 乙이 고지의무를 위반하였고 자신은 그 사실을 알게 된 때로부터 1개월이 지나기 전 해지의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보험계약이 해지되었다고 주장한 사안에서, 손해사정회사가 종국보고서를 제출한 때가 아니라 2차 중간보고서를 제출한 때에 이미 甲 회사는 乙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부실 고지를 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로부터 1개월이 지난 시점에 이루어진 甲 회사의 해지 의사표시는 제척기간 도과 후의 해지권 행사로서 효력이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상법 제651조

【전문】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동인 담당변호사 박용우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주섭 외 1인)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0. 6. 26. 선고 2019나786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고지의무 위반에 대한 원고의 제척기간 도과 항변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피고가 변호사로부터 법률자문 회신을 받은 2016. 4. 20. 또는 위 법률자문 회신 내용이 반영된 종국보고서를 손해사정회사로부터 제출받은 2016. 4. 22. 무렵에야 비로소 원고의 고지의무 위반 사실에 관한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로부터 1개월 이내인 2016. 5. 4. 이루어진 피고의 해지 의사표시에 의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이 해지되었다. 따라서 손해사정회사의 2차 중간보고서가 제출된 2016. 3. 14. 피고가 원고의 고지의무 위반사실을 알게 되었으므로 1개월이 지난 위 해지 의사표시는 효력이 없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상법 제651조는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부실의 고지를 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 내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손해사정회사가 2016. 2. 26.까지 원고 및 보험설계사 소외인과 면담하고 미즈아이산부인과 병원을 비롯한 각 병원에서 발급받은 의무기록 사본 등을 검토한 후, 2016. 3. 3. 피고에게 1차 중간보고서를 제출하였고, 2016. 3. 9. 소외인을 재면담하면서 메일 및 통화이력을 확인한 후 같은 해 3. 14. 피고에게 2차 중간보고서를 제출하였다. 2차 중간보고서에는, 원고가 2015. 7. 29. 오후 6:30경 소외인과 이 사건 보험가입을 위해 전화통화를 마치고 난 후 같은 날 저녁 미즈아이산부인과병원에서 산전 정기검진을 받았는데 태아의 심실중격결손 소견으로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받았고, 다음 날 전남대학교병원에서 태아 심장에 대한 초음파검사 결과 태아의 심실중격결손 진단이 내려진 사실, 소외인은 2015. 7. 31. 원고에게 원고의 자필서명이 되어 있지 않은 이 사건 보험계약 청약서 및 ‘계약 전 알릴의무 사항’ 서면을 우편으로 발송한 사실, 원고는 위 청약서 등에 자필서명을 한 후 이를 다시 소외인에게 우편으로 발송하였고, 소외인은 2015. 8. 10. 이를 수령하였으며, 원고는 같은 날 이 사건 보험에 가입된 사실이 기재되어 있다.

 

다.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피고는 손해사정회사의 2차 중간보고서에 의하여 이미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전에 원고가 보험설계사 소외인과의 전화를 마치고 미즈아이산부인과병원 및 전남대학교병원에서 태아의 심실중격결손 진단을 받았음에도 소외인과의 전화통화 당시 고지된 내용에 따라 “최근 3개월 이내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하여 질병의심소견 등 의료행위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대하여 “아니오”로 표시된 계약 전 알릴의무 서면의 기재 내용을 수정하지 않은 채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청약서 등에 자필서명을 하여 제출한 사실’을 알았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는 2차 중간보고서가 제출된 2016. 3. 14. 이미 이 사건 보험계약 당시 보험계약자인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중요한 사항인 위 질문에 대하여 부실의 고지를 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피고의 해지권 행사의 제척기간은 2016. 3. 14.부터 진행되므로, 그로부터 1개월이 지난 2016. 5. 4.에 이루어진 피고의 해지 의사표시는 제척기간 도과 후의 해지권 행사로 효력이 없다.

 

라. 그럼에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제척기간 도과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은 데에는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권 행사의 제척기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그리고 원심이 들고 있는 판례는 보험계약 당시 보험계약자의 고지의무 위반 사실에 관한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 때에 해지권 행사의 제척기간이 진행한다는 것으로서, 보험계약에서 중요한 사항에 관한 고지의 시기가 언제인지에 관하여 법률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져야만 해지권 행사의 제척기간이 진행한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는 없음을 덧붙여둔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유숙(재판장) 김재형 이동원 노태악(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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