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자)】
▣ 대법원 2003다19206 판결

 

 

【판시사항】

[1]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과 관련하여 당사자 사이에 합의나 화해가 이루어진 경우, 그 목적으로 된 사항에 대한 해석원칙

 

[2] 제반 사정에 비추어 교통사고 후에 작성된 합의서의 내용 중 '책임보험 부상 손해보상금 일체'라는 부분이 '부상에 따른 후유장애로 인한 손해' 부분까지도 포함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민법 제105조,제733조,제750조

 

참조판례】

[1]대법원 1997. 4. 11. 선고 97다423 판결,대법원 1997. 8. 29. 선고 96다46903 판결, 대법원 2000. 1. 14. 선고 99다39418 판결, 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다63176 판결

 

 

【전 문】

 

【원고,상고인】

 

【피고,피상고인]00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3. 3. 12. 선고 2002나4488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는 1999. 1. 4. 소외 김00과 사이에 충남 7느6719호 코란도밴 승합차의 운행중 발생한 자동차사고로 인하여 김00이 제3자에 대하여 부담하게 되는 손해를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5조 제1항과 동법시행령 제3조에서 정한 금액을 한도로 보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자동차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원고는 1999. 12. 14. 김00이 운전하는 위 승합차에 의하여 교통사고를 당하여 약 1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제1요추체 압박골절상을 입고 조치원 성모병원, 장현진 정형외과에서 치료를 받은 사실,

 

원고는 1999. 12. 23. 김00과 사이에 치료비 등 명목으로 4,000,000원을 지급받고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한 민형사상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하였고, 이어 2000. 2. 17. 피고와 사이에 합의를 하면서 합의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합의서에는 "원고는 피고로부터 자동차 손해배상 책임보험금 3,800,000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수령하고 상호 원만히 합의하였으므로 이후 이에 관하여 일체의 권리를 포기하고 민형사상의 소송이나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라고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는 외에 '합의내용'란에 "책임보험 부상 손해보상금 일체"라고 원고가 수기로 작성한 부분이 추가되어 있는 사실,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한 치료가 종결된 이후에도 요추부의 동통 및 운동장애가 남아 있자 2000. 7. 14.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 장해진단을 받았는데, 그 결과 제1요추체 부정유합에 따른 척추변형 등으로 지속적인 흉요추부 동통 및 굴신운동 제한 등의 후유장해가 발생하였음이 밝혀진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합의서의 "책임보험 부상 손해보상금 일체"라는 부분은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는 "이 사건 교통사고에 관하여 일체의 권리를 포기하고 민형사상의 소송이나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라는 부분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일체의 보상금을 모두 지급받은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수기로 기재된 것에 불과할 뿐이지

 

그 기재의 취지가 '부상으로 인한 손해'에 관하여만 합의의 효력을 한정시키고, '부상에 따른 후유장해로 인한 손해' 부분은 합의의 범위에서 배제시키려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로 이 사건 부제소 합의는 원고가 이 사건 소로서 구하는 후유장해로 인한 손해에도 그 효력이 미치므로 이 사건 소는 위 부제소 합의에 위반되어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민법상의 화해계약을 체결한 경우 당사자는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지 못하고 다만 화해 당사자의 자격 또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는 때에 한하여 이를 취소할 수 있을 뿐이며(대법원 2002. 9. 4. 선고 2002다18435 판결 참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하여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피해자가 일정한 금액을 지급받고 그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진 때에는 그 후 그 이상의 손해가 발생하였다 하여 다시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므로(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다63176 판결 참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과 관련하여 당사자 사이에 합의나 화해가 이루어진 경우 그 목적으로 된 사항에 관하여는 엄격하게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시행령(이하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3조 제1항은 자동차 책임보험의 보험금에 관하여 제2호에서 "부상한 경우에는 [별표 1]에서 정하는 금액의 범위 안에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액"을, 제3호에서 "부상에 대한 치료가 완료된 후 당해 부상이 원인이 되어 신체의 장해(이하 ''후유장해''라 한다)가 생긴 경우에는 [별표 2]에서 정하는 금액의 범위 안에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액"을 각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하여 ''부상으로 인한 손해보상금''과 ''후유장해로 인한 손해 보상금''을 구분하고 있으며,

 

또한, 원·피고 사이에 작성된 합의서의 합의내용에 명백히 "책임보험 부상 손해보상금 일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치료비는 원·피고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진 때까지의 치료비로서 그 당시 원고는 향후 입원하여야 할 기간이 18일 정도 남아 있었으며 아직 완치가 안된 상태여서 향후치료비를 지급받아야 할 상황이었고,

 

피고 회사의 보험금지급결의서(갑 제10호증, 기록 제243면)에서도 향후외과치료비 항목으로 3,440,000원을 책정하고 있었던 점(원심이 원고의 치료비 전액을 피고가 직접 지급하였다고 인정하여 치료기간 동안의 일실수입과 위자료 기타 손해금만이 손해액으로 남아 있다고 판단하였음은 잘못된 것이다.), 위 보험금지급결의서에는 장해항목란에 원고의 장해가 시행령 [별표 2]의 11급 제5항에 해당함을 인정하고 있으면서도 배상항목에서는 후유장해에 관한 보상금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부상직불치료비 항목과 향후외과치료비 항목에 관한 보상금만 산정하고 있는 점,

 

 

원고의 후유장해가 이 사건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 부위와 동일한 곳에서 발생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이 사건 합의를 할 당시 후유장해의 발생이 예상 가능하였으므로 후유장해에 관한 보상부분은 합의의 대상에서 제외하려고 의도할 충분한 동기가 있었고 오히려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한 전문가인 피고의 보상담당 직원으로서는 후유장해에 관한 보상이 합의의 목적이 됨을 충분히 표시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명백히 하지 않았다는 것은 후유장해에 관한 보상은 합의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고 볼 소지를 제공하고 있는 점,

 

원고가 가해자인 김00으로부터 합의금 400만 원을 받은 것은 종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김00의 형사처벌을 면하게 하기 위한 것일 뿐이어서 피고와의 합의에 후유장해에 관한 보상이 포함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되어야 할 요소로는 보이지 않는 점,

 

이 사건 소송에서 실시된 신체감정 결과 원고는 32%의 영구적인 노동능력을 상실하였을 정도로 그 후유장해가 중하여 원고의 과실을 참작하고 김00으로부터 받은 합의금을 공제하더라도 원고가 입은 손해액은 시행령 [별표 2]의 제8급 제2항에 의한 보상한도액인 1,800만 원을 초과할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가 겨우 3,800,000원만을 지급받고 후유장해로 인한 손해배상금에 관한 권리까지 모두 포기하기로 합의하였다고는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피고 사이에 체결된 합의서에 기재된 "책임보험 부상 손해보상금 일체"라는 부분을 그 기재 내용에도 불구하고 합의서에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는 부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일체의 보상금을 모두 지급받은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기재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의 본안전 항변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음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손해배상의 합의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유지담(주심) 김용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