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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판결례

교통사고 보험분쟁

대법원 최신 판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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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자)

 

[대법원 1992. 5. 12., 선고, 92다6112, 판결]

【판시사항】

 

가. 과실상계에 있어서 과실의 의미
나. 밤에 도로의 가장자리에 자동차를 주차하는 자의 법령상 의무
다. 중고차가 타인의 불법행위로 훼손된 경우 그 교환가격의 산정방법
라. 불법행위로 훼손된 자동차를 수리하는 기간 동안 휴차손해 대신 대차사용료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가. 민법 제763조와 제396조에 규정되어 있는 과실상계제도는 불법행위자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하는 것과는 그 취지가 달라 피해자가 사회공동생활을 함에 있어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주의를 다하지 아니한 경우에 불법행위자의 손해배상의 책임 및 배상하여야 할 손해의 금액을 정함에 있어서 손해배상제도의 지도원리인 공평의 원칙에 따라 손해의 발생에 관한 피해자의 그와 같은 부주의를 참작하게 하려는 것이므로, 피해자가 불법행위의 성립에 요구되는 엄격한 의미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경우뿐만 아니라 단순한 부주의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 확대되게 한 경우에도 피해자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과실상계를 할 수 있다.


나. 밤에 도로의 가장자리에 자동차를 주차하는 자로서는, 그 곳이 관계법령에 따라 주차가 금지된 장소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미등과 차폭등을 켜 두어 다른 차의 운전자가 주차사실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함은 물론 다른 교통에 장해가 되지 아니하도록 주차하여야 할 법령상의 의무가 있다.


다. 중고차가 타인의 불법행위로 훼손된 경우 그 자동차의 불법행위 당시의 교환가격은 원칙적으로 그것과 동일한 차종·연식·형·같은 정도의 사용상태 및 주행거리 등의 자동차를 중고차 시장에서 취득하는 데 소요되는 가액에 의하여 정하여야 한다.


라. 불법행위로 훼손된 자동차를 수리하는 기간 동안의 손해로서 휴차손해와 대차사용료는 선택적 관계에 있어 차주는 휴차손해 대신 대차사용료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참조조문】

 

【참조판례】

 

【전문】

【원고,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원심판결】

 

서울민사지방법원 1991.12.20. 선고 91나2126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의 패소부분을 파기한다.
이 부분에 관하여 사건을 서울민사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1. 피고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은, 피고가 1990.10.14. 23:10경 그 소유의 (차량번호 1 생략) 프레스토 승용차를 운전하여 서울 용산구 (주소 1 생략) 앞 도로(중앙선에서 도로 가장자리까지의 거리가 약 4.8m인 편도 1차선)를 진행하다가, 반대차선을 진행하여 오는 차량들의 전조등 불빛으로 인하여 순간적으로 시야 식별이 되지 아니하자, 당황한 나머지 위 승용차의 조향장치를 우측으로 과대조작함으로써, 마침 위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에 주차되어 있던 원고 소유의 (차량번호 2 생략) 점보타이탄 2.5t 트럭을 추돌하고, 그 충격으로 위 트럭이 앞으로 밀려 가면서 다시 앞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의 후미와 충돌하게 하여 위 트럭을 손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위와 같은 조향장치의 과대조작 등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위 사고로 원고 소유의 위 트럭이 손괴됨으로써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다음, 이 사건 사고의 발생에 관하여는 원고에게도 밤에 별다른 조명시설이 없는 편도 1차선의 좁은 도로상에 미등 및 차폭등을 켜지 아니한 채 트럭을 무단주차시켜 놓은 과실이 있었으므로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의 금액을 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배척하였다.


즉, 가사 원고가 미등 및 차폭등을 켜지 아니한 채 트럭을 무단주차시켰다고 하더라도, 사고 당시 위 트럭은 도로의 중앙선에서 가장자리까지의 거리가 약 4.8m이고 편도 1차선인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에 주차되어 있어서, 다른 차량의 통행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었을 뿐 아니라, 이 사건 사고는 피고가 그 소유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가면서 위 트럭을 뒤늦게 발견하여 일어난 것이 아니라 조향장치의 과대조작으로 진행방향을 갑자기 바꾸는 바람에 일어난 것이어서, 이 사건 사고와 위 트럭의 무단주차와의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1990.11.9. 선고 90다카8760 판결 참조), 피고의 위과실상계 주장은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나.  그러나 민법 제763조와 제396조에 규정되어 있는 과실상계제도는 불법행위자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하는 것과는 그 취지가 달라, 피해자가 사회공동생활을 함에 있어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주의를 다하지 아니한 경우에, 불법행위자의 손해배상의 책임 및 배상하여야 할 손해의 금액을 정함에 있어서, 손해배상제도의 지도원리인 공평의 원칙에 따라 손해의 발생에 관한 피해자의 그와 같은 부주의를 참작하게 하려는 것이므로, 피해자가 불법행위의 성립에 요구되는 엄격한 의미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경우 뿐만 아니라, 단순한 부주의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 확대되게 한 경우에도 피해자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과실상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도로교통법(1990.8.1. 법률 제42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 뒤에는 “법”이라고 약칭한다) 제30조는 “모든 차의 도로에서의 정차나 주차의 방법과 시간의 제한 또는 노상주차장에서의 정차나 주차의 방법과 주차의 금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법 제30조의 규정에 의한 정차 및 주차의 방법과 시간을 정한 같은법시행령(1990.10.24. 대통령령 제131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 뒤에는 “령”이라고약칭한다) 제10조 제1항은 “모든 차는 도로에서 정차를 하고자 하는 때에는 차도의 우측 가장자리에 정차하여야 한다. 다만 차도와 보도의 구별이 없는 도로에 있어서는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로부터 중앙으로 50cm 이상의 거리를 두어야 하고(제1호), 모든 차는 도로에서 주차를 하고자 하는 때에는 시·도지사가 정하는 주차의 장소, 시간 및 방법에 따라야 한다(제3호)”고 규정하고,령 제10조 제2항 본문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정차 및 주차를 하고자 하는때에는 다른 교통에 장해가 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또 법 제32조 제1항 및 령 제13조 제1항에 의하면 자동차가 밤(해가 진 후부터 해가 뜨기 전까지를 말한다)에 도로에서 정차 또는 주차하는 때에는 자동차안전기준(자동차안전기준에관한규칙 제36조 및 제38조 등 참조)에 정하는 미등 및 차폭등을 켜야 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법 제113조 제1호와 제3호에 의하면 법 제32조와 제30조의 규정을 위반한 차의 운전자를 처벌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한편 같은법시행규칙(1990.10.29. 내무부령 제5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 뒤에는 “규칙”이라고 약칭한다) 제10조 제1항 및 제2항에 의하면 시·도지사가 법 제13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도로에 설치하는 차선의 너비는 3m 이상으로 하여야 하되, 다만 가변차선의 설치 등 부득이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275cm 이상으로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곳이 관계법령에 따라 주차가 금지된 장소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밤에 도로의 가장자리에 자동차를 주차하는 원고로서는, 미등과 차폭등을 켜두어 다른 차의 운전자가 주차사실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함은 물론, 다른 교통에 장해가 되지 아니하도록 주차하여야 할 법령상의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바, 원심이 채용한 갑 제2호증(교통사고사실확인) 및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을 제7호증(현장약도)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1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가 편도 1차선인 차도의 우측에 가장자리로부터 약 40cm의 거리를 두고, 미등과 차폭등을 켜지 않았음은 물론 그 밖에 주차사실이 식별될 수 있는 다른 표지도 하지 아니한 채 그 소유의 트럭을 주차하여 두었고, 피고는 밤중에 가로등도 없어 어두운 차도를 지나가다가 서로 마주보고 진행하여 오던 차의 전조등 불빛 때문에 순간적으로 앞쪽을 잘못 보고 핸들을 우측으로 너무 돌리는 바람에 차의 앞부분으로 위 트럭의 뒷부분을 충돌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우선 원고가 미등과 차폭등을 켜지 아니하고 그 밖에 주차사실이 식별될 수 있는 다른 표지도 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피고가 트럭을 뒤늦게 발견하게 됨으로 말미암아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것인지의 여부에 관하여 조금 더 상세하게 심리를 하였어야 함은 물론, 또 만일 원고가 편도차선의 너비가 약 4.8m밖에 안되는 차도에 우측 가장자리로부터 약 40cm의 거리를 두고 트럭을 주차하여 놓음으로써, 트럭의 좌측 끝부분부터 차도의 중앙선까지의 거리가 규칙 제10조 제2항 소정의 차선너비의 최저한도인 275cm도 안되게 되었다면, 원고가 폭이 좁은 차도의 가장자리에 트럭을 주차한 사실 자체만으로도 다른 교통에 장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므로, 원심으로서는 원고 소유의 트럭의 폭과 피고 소유의 승용차의 폭이 각기 어느 정도나 되는지를 심리하여 원고가 다른 교통에 장해가 되도록 트럭을 주차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것이 아닌지에 관하여도 밝혀보고, 그 결과에 따라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관하여 원고에게도 과실이 있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와 같은 점들에 관하여는 제대로 심리하여 보지도 아니한 채, 판시한 바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가 트럭을 주차함으로 인하여 다른 차량의 통행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었을 뿐 아니라, 이 사건사고는 피고가 승용차의 조항장치를 과대조작한 과실로 일어난 것이어서, 원고가 트럭을 무단 주차한 것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과실상계 주장을 배척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밤에 도로에 자동차를 주차하는 사람이 관계법령에 따라 하여야 할 주의의무나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참작하여야 할 피해자의 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심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2.  같은 상고이유 제2의 가.점에 대한 판단
이른바 중고차가 타인의 불법행위로 훼손된 경우, 그 자동차의 불법행위 당시의 교환가격은 원칙적으로 그것과 동일한 차종, 연식(年式), 형, 같은 정도의 사용상태 및 주행거리 등의 자동차를 중고차시장에서 취득하는데 소요되는 가액에 의하여 정하여야 할 것인바(당원 1991.7.12. 선고 91다5150 판결 참조), 관계증거와 기록에 의하면, 원심이 피고가 제출한 중고자동차 시세현황표 (을제4호증)에 기재된 자동차의 시세가 위와 같은 방법에 따라 산출된 중고차의 교환가격이라고 볼 수는 없고, 달리 원고 소유의 트럭의 이 사건 사고 당시의 교환가격이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트럭의 수리비가 그 트럭의 이 사건 사고 당시의 교환가격을 초과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소론과 같은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가 없다.


소론이 내세우는 당원 1990.8.14. 선고 90다카7569 판결은 불법행위로 훼손된 자동차의 수리비가 불법행위 당시의 교환가격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환가격의 범위 내에서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를 판시한 것으로서, 사안이 달라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는 적절한 것이 아니다.
 
3.  같은 상고이유 제2의 나.점에 대한 판단.
원심은 원고가 그 소유의 트럭을 이용하여 건축자재 등의 운송업에 종사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한후 트럭을 수리하면서 수리에 소요된 1990.10.15. 부터 1990.11.22.까지 39일 동안 매일 금 60,000원씩을 지급하고 동종의 다른 자동차를 임차하여 영업을 계속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대차사용료 합계 금 2,340,000원(금 60,000원×39)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한 다음, 피고는 위의 1일 대차료 금60,000원 가운데는 운행을 위하여 소요되는 제반 비용이 포함되어 있고, 이러한 경비는 원고가 그 소유의 트럭을 이용하여 영업을 하더라도 소요될 수 밖에 없는 비용이므로, 원고가 수리기간동안 트럭을 운행할 수 없게 됨으로써 입은 손해는 위 대차료에서 제반 운행 소요경비를 공제한 순수한 휴차손해금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하는데, 위 트럭과 동종자동차의 1일 휴차손해는 금 21,360원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 중 위의 휴차손해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금 833,040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부당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위와 같이 자동차를 수리하는 기간 동안의 손해로서 휴차손해와 대차사용료는 선택적 관계에 있어 차주는 휴차손해 대신 대차사용료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고, 한편 위 대차사용료에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가 그 소유의 트럭을 사용하여운행하더라도 소요되었을 비용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관계증거와 기록에 의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논지도 이유가 없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의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하여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사건을 원심법원애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관(재판장) 최재호 김주한 김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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