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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판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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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자)

[대법원 1996. 2. 15., 선고, 95다38677,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1]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의 취지
[2]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 및 제2항의 입법 취지
[3] 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공무원 개인의 손해배상책임 유무(=제한적 긍정설)
[4] 경과실에 의한 공무원의 직무상 위법행위에 대하여 공무원 개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헌법 제23조에 위배되는지 여부
[5] [3]항의 법리는 피해자가 군인 등 헌법 제29조 제2항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소정의 공무원의 경우에는 달리 보아야 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1] [다수의견]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는 공무원이 한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하여 국가 등이 배상책임을 진다고 할지라도 그 때문에 공무원 자신의 민·형사책임이나 징계책임이 면제되지 아니한다는 원칙을 규정한 것이나, 그 조항 자체로 공무원 개인의 구체적인 손해배상책임의 범위까지 규정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별개의견]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의 공무원 개인책임은 그 본문과 연관하여 보면 이는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그 공무원 개인의 불법행위 책임임이 분명하며, 여기에서 말하는 불법행위의 개념은 법적인 일반개념으로서, 그것은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것을 의미하고, 이 때의 과실은 중과실과 경과실을 구별하지 않는다는 일반론에 의문을 제기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반대의견]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의 규정은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공무원 개인의 손해배상책임이 면제되지 아니한다는 것을 규정한 것으로 볼 수는 없고, 이는 다만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공무원의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대한 내부적 책임 등이 면제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를 규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2] [다수의견]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 및 제2항의 입법 취지는 공무원의 직무상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변제자력이 충분한 국가 등에게 선임감독상 과실 여부에 불구하고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켜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되,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경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그 직무수행상 통상 예기할 수 있는 흠이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공무원의 행위는 여전히 국가 등의 기관의 행위로 보아 그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도 전적으로 국가 등에만 귀속시키고 공무원 개인에게는 그로 인한 책임을 부담시키지 아니하여 공무원의 공무집행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반면에 공무원의 위법행위가 고의·중과실에 기한 경우에는 비록 그 행위가 그의 직무와 관련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행위는 그 본질에 있어서 기관행위로서의 품격을 상실하여 국가 등에게 그 책임을 귀속시킬 수 없으므로 공무원 개인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키되,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그 행위의 외관을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공무원의 직무집행으로 보여질 때에는 피해자인 국민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하여 국가 등이 공무원 개인과 중첩적으로 배상책임을 부담하되 국가 등이 배상책임을 지는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에게 구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그 책임이 공무원 개인에게 귀속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봄이 합당하다.

[별개의견]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의 입법취지가 공무원의 직무집행의 안정성 내지 효율성의 확보에 있음은 의문이 없는 바이나, 위 법 조항은 어디까지나 국가 등과 공무원 사이의 대내적 구상관계만을 규정함으로써, 즉 경과실의 경우에는 공무원에 대한 구상책임을 면제하는 것만으로써 공무집행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것이고, 대외적 관계 즉 피해자(국민)와 불법행위자(공무원) 본인 사이의 책임관계를 규율하는 취지로 볼 수는 없다. 그것은 국가배상법의 목적이 그 제1조가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국가 등의 손해배상책임과 그 배상절차 즉 국가 등과 피해자인 국민 간의 관계를 규정함에 있고 가해자인 공무원과 피해자인 국민 간의 관계를 규정함에 있는 것이 아닌 점에 비추어 보아도 명백하다.

[반대의견]
헌법 제29조 제1항 및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규정이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에 대하여 자기의 행위에 대한 책임에서와 같이 국가 또는 공공단체의 무조건적인 배상책임을 규정한 것은, 오로지 변제자력이 충분한 국가 또는 공공단체로 하여금 배상하게 함으로써 피해자 구제에 만전을 기한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인 공무원들로 하여금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공무를 수행하게 하기 위하여 공무원 개인의 배상책임을 면제한다는 것에 초점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다수의견] 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 국가 등이 국가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외에 공무원 개인도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지만, 공무원에게 경과실뿐인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헌법 제29조 제1항 본문과 단서 및 국가배상법 제2조의 입법취지에 조화되는 올바른 해석이다.

[별개의견] 공무원의 직무상 경과실로 인한 불법행위의 경우에도 공무원 개인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면제되지 아니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우리 헌법의 관계 규정의 연혁에 비추어 그 명문에 충실한 것일 뿐만 아니라 헌법의 기본권보장 정신과 법치주의의 이념에도 부응하는 해석이다.


[반대의견] 공무원이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경우에 국가 또는 공공단체만이 피해자에 대하여 국가배상법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뿐, 공무원 개인은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피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반대보충의견] 주권을 가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공이익을 위하여 성실히 근무해야 할 공무원이 공무수행 중 국민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국민의 봉사자인 공무원이 봉사 대상이 되는 피해자인 국민과 직접 소송으로 그 시비와 손해액을 가리도록 그 갈등관계를 방치하는 것보다는 국가가 나서서 공무원을 대위하여 그 손해배상책임을 지고, 국가가 다시 내부적으로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의 불이행 내용에 따라 고의·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구상의 형태로 그 책임을 물어 공무원의 국민과 국가에 대한 성실의무와 직무상 의무의 이행을 제도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것이,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와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의 취지라고 해석함이 이를 가장 조화롭게 이해하는 길이 될 것이다.

[4] [다수의견] 공무원의 직무상 위법행위가 경과실에 의한 경우에는 국가배상책임만 인정하고 공무원 개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이 피해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헌법 제23조가 보장하고 있는 재산권에 대한 제한이 될 것이지만, 이는 공무수행의 안정성이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점과 공무원 개인책임이 인정되지 아니하더라도 충분한 자력이 있는 국가에 의한 배상책임이 인정되고 국가배상책임의 인정 요건도 민법상 사용자책임에 비하여 완화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헌법 제37조 제2항이 허용하는 기본권 제한 범위에 속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별개의견] 아무리 공무집행의 안정성이 공공의 이익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공무집행이 적법하여야만 공공의 이익으로 되는 것이고 위법한 공무집행의 안정성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될 수 없으며, 위법한 공무집행으로 손해를 입은 피해자에게 그 손해를 감수하라고 하는 것은 명분이 서지 않는다. 반대로 위법행위의 억제 기능이 느슨해져서 국가의 재정 부담이 증가하면 그것이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도 국민의 기본권 제한은 반드시 법률로써 하여야 할 것인데, 그러한 법률이 없는데도 해석으로 이를 제한하는 것은 경계할 일이다.


[5] [다수의견] [3]항의 법리는 피해자가 헌법 제29조 제2항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소정의 공무원으로서 위 단서 조항에 의하여 법률에 정해진 보상 외에는 국가배상법에 의한 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경우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헌법 제29조 제2항은 군인, 군무원, 경찰공무원,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의 경우 전투, 훈련 등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받은 손해에 대하여 법률이 정하는 보상 외에 국가 등에 대하여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고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도 이를 이어 받아 이를 구체화하고 있지만, 이는 군인 등이 전투, 훈련 등과 관련하여 받는 손해에 한하여는 국가의 손해배상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법률이 정한 보상만을 인정함이 타당하다는 헌법적 결단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보충의견] 군인 등은 그 직무의 특수성으로 직무상 사고를 당할 고도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그 직무집행 중의 사고에 의한 위험은 국가가 이를 인수하여 그 피해자를 국가유공자로 예우하면서 그 사고에 대하여는 배상이 아닌 보훈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배려하여 보상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 헌법 제29조 제2항의 취지라 할 것이다.
 

【참조조문】


[1]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

[2] 헌법 제29조 제1항 본문,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 제2항

[3] 헌법 제29조 제1항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제2항

[4] 헌법 제23조제29조 제1항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제2항

[5] 헌법 제23조제29조 제2항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참조판례】


[1] 대법원 1972. 10. 10. 선고 69다701 판결(집20-3, 민48) (변경)

[3] 대법원 1994. 4. 12. 선고 93다11807 판결(공1994상, 1416) (변경)

 

【전문】

【원고,상고인】

김영자 외 3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철수)

【피고,피상고인】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5. 7. 28. 선고 95나2181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판결의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원심은, 공군 방포사 제2여단 제277대대 소속 운전병으로 근무하던 피고가 1991. 7. 29. 위 대대 지휘관인 중령 홍종권의 지휘 아래 공군 제38전대 견학을 가기 위하여 위 대대 소속 군용버스에 그 소속 군인들을 태우고 운전하여 가던 중 그 날 11:00경 충남 서천군 마서면 송내리 소재 21번 국도상 철길건널목 부근 편도 1차선을 서천 방면에서 군산 방면으로 시속 약 50km의 속력으로 진행하게 되었는바, 그 곳 전방에는 철길건널목이 설치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 위 버스를 운전하는 피고로서는 버스의 속력을 줄이고 전방을 잘 살펴 진로의 안전함을 확인하고 진행하는 등 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할 것임에도 이를 게을리한 채 그대로 진행한 과실로 위 철길건널목 일단정지선 부근에서 정지하여 신호대기 중이던 위 홍종권이 탄 같은 부대 소속 군용지프차를 약 6m 전방에서 뒤늦게 발견하고 급제동 조치를 취하였으나 미치지 못하여 위 버스의 앞부분으로 위 지프차의 뒷부분을 들이받아 그 충격으로 위 지프차로 하여금 앞으로 끼어들게 하여 서행하던 봉고트럭 뒷부분을 들이받고 이어서 때마침 그곳을 운행중이던 열차와 충돌하게 하여, 위 지프차에 타고 있던 홍종권으로 하여금 뇌탈출 등으로 즉사하게 한 사실, 원고 김영자는 위 망인의 처이고 나머지 원고들은 위 망인의 아들들인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받은 사람은 국가 또는 공공단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 공무원 개인을 상대로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전제한 다음, 이 사건 불법행위의 피해자인 위 망인 및 그의 가족인 원고들은 국가를 상대로 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뿐 공무원 개인인 피고에 대하여는 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를 상대로 한 원고들의 이 사건 손해배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그 이유가 없다 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였다.
 
2.  상고이유를 본다. 


가.  우리 헌법 제29조 제1항은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손해를 받은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정당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공무원 자신의 책임은 면제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단서 규정은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 국가 또는 공공단체(이하 '국가 등'이라 한다)가 부담하는 국가배상책임과 공무원 개인의 불법행위 책임은 별개라는 전제하에 국가 등이 국가배상책임을 지는 경우에도 이를 이유로 불법행위를 한 공무원 개인의 책임이 면제되지 아니함을 명백히 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위에서의 면제되지 아니하는 공무원 개인의 책임에는 민사상, 형사상의 책임이나 국가 등의 기관 내부에서의 징계책임 등 모든 법률상의 책임이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 여기에서 특별히 민사상의 불법행위 책임이 당연히 제외된다고 보아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는 공무원이 한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하여 국가 등이 배상책임을 진다고 할지라도 그 때문에 공무원 자신의 민·형사책임이나 징계책임이 면제되지 아니한다는 원칙을 규정한 것이나 그 조항 자체로 공무원 개인의 구체적인 손해배상책임의 범위까지 규정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원래 국가 등은 그의 기관의 지위에서는 공무원을 통하여 행위를 하며 공무원이 그 직무상 한 행위의 효과는 국가 등에 귀속되지만, 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위법행위를 저질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도 그 효과(즉 배상책임)가 당연히 국가 등에게 귀속될 것인지가 문제가 되므로 우리 헌법 제29조 제1항 본문은 그 공무원으로 하여금 그 직무에 종사하도록 하였고 그 직무행위로 빚어진 이익의 귀속주체인 지위에 있으며 충분한 배상자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 등이 피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려는 취지라고 할 것이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이 국가배상법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경우에 위법행위를 한 공무원 개인의 책임 문제는 국가배상책임과는 또 다른 문제로서 현대에는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무가 다양하고 복잡하며 광범위하여 공무원의 직무상의 사소한 잘못으로도 막대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언제나 공무원 개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킨다면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결과가 초래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하여 공무원의 사기가 저하되고 공무원이 자기방위를 위하여 필요·적절한 공무조차 회피하는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원활한 공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공무원의 직무상 위법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국가 등이 국가배상책임을 진다는 이유로 공무원 개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전적으로 배제하게 되면 공무원 개인책임을 통하여 공무원의 위법행위를 감시·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공무원이 위법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커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배상책임과 공무원 개인책임을 책임의 귀속주체의 측면에서 보면 각각 별개의 것이지만 피해자인 국민의 권리구제라는 측면에서 보면 상호보완적이라고 할 것이다.


이렇게 보면 공무원 개인의 책임 범위를 정하는 문제는 피해자 구제뿐만 아니라 공무원의 위법행위에 대한 억제, 안정된 공무 수행의 보장, 재정 안정 등 서로 상충되는 다양한 가치들을 조정하기 위하여 국가배상법상 어떠한 법적 장치를 마련할 것인가 하는 입법정책의 문제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점에 관하여 국가배상법에 직접적으로 규정한 조항은 없고, 다만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이 그 직무를 집행함에 당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거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의 규정에 의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는 때에는 이 법에 의하여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제1항 본문의 경우에 공무원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때에는 국가 또는 공공단체는 그 공무원에게 구상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민사상 사용자책임에 있어서 사용자의 피용자에 대한 구상권을 규정한 민법 제756조 제3항이 피용자의 귀책사유의 정도(고의·중과실 또는 경과실의 구분)에 관계없이 구상권을 인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공무원에게 고의·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국가 등의 공무원에 대한 구상권을 인정하고 경과실의 경우에는 구상권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있으며, 한편으로 국가배상법은 민법상의 사용자책임을 규정한 민법 제756조 제1항 단서에서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감독에 무과실인 경우에는 면책되도록 규정한 것과는 달리 이러한 면책규정을 두지 아니함으로써 국가배상책임이 용이하게 인정되도록 하고 있다.


위와 같은 국가배상법의 입법취지는 공무원의 직무상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변제자력이 충분한 국가 등에게 선임감독상 과실 여부에 불구하고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켜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되,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경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그 직무수행상 통상 예기할 수 있는 흠이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공무원의 행위는 여전히 국가 등의 기관의 행위로 보아 그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도 전적으로 국가 등에만 귀속시키고 공무원 개인에게는 그로 인한 책임을 부담시키지 아니하여 공무원의 공무집행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반면에 공무원의 위법행위가 고의·중과실에 기한 경우에는 비록 그 행위가 그의 직무와 관련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행위는 그 본질에 있어서 기관행위로서의 품격을 상실하여 국가 등에게 그 책임을 귀속시킬 수 없으므로 공무원 개인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키되,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그 행위의 외관을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공무원의 직무집행으로 보여질 때에는 피해자인 국민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하여 국가 등이 공무원 개인과 중첩적으로 배상책임을 부담하되 국가 등이 배상책임을 지는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에게 구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그 책임이 공무원 개인에게 귀속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봄이 합당할 것이다.


만일 이렇게 해석하지 아니하고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은 공무원의 국가 등에 대한 구상책임에 관한 것일 뿐 공무원 개인의 피해자에 대한 책임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하면서 공무원이 직무집행상의 경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도 공무원 개인이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해석한다면, 피해자가 공무원 개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공무원 개인이 그 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지만 국가 등을 상대로 국가배상을 청구하면 그 책임을 이행한 국가 등으로서는 공무원 개인에게 이를 구상할 수 없어 궁극적으로 공무원 개인은 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하게 되는바, 이러한 결과는 피해자의 임의적 선택에 따라 그 배상책임의 궁극적 귀속자가 달라지게 된다는 점에서 불합리할 뿐만 아니라 경과실의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의 책임을 궁극적으로 면제시켜 공무원으로 하여금 안심하고 적극적으로 공무를 수행하도록 하려는 입법의도도 실현할 수 없게 되므로 이러한 해석은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이와는 달리 국민에게 봉사하여야 할 공무원이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국민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에도 공무원 개인이 아무런 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해석을 취한다면 공무원의 직무를 빙자한 불법행위를 감시·억지할 수 없고 아무런 합리적 이유 없이 공무원을 과잉보호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 국가 등이 국가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외에 공무원 개인도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지만, 공무원에게 경과실뿐인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헌법 제29조 제1항 본문과 단서 및 국가배상법 제2조의 입법취지에 조화되는 올바른 해석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위와 같이 공무원의 직무상 위법행위가 경과실에 의한 경우에는 국가배상책임만 인정하고 공무원 개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이 피해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헌법 제23조가 보장하고 있는 재산권에 대한 제한이 될 것이지만, 이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공무수행의 안정성이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점과 공무원 개인책임이 인정되지 아니하더라도 충분한 자력이 있는 국가에 의한 배상책임이 인정되고 국가배상책임의 인정 요건도 민법상 사용자책임에 비하여 완화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헌법 제37조 제2항이 허용하는 기본권 제한 범위에 속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법리는 피해자가 헌법 제29조 제2항,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 소정의 공무원으로서 위 단서조항에 의하여 법률에 정해진 보상 외에는 국가배상법에 의한 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경우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헌법 제29조 제2항은 군인, 군무원, 경찰공무원,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하 '군인 등'이라 한다)의 경우 전투, 훈련 등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받은 손해에 대하여 법률이 정하는 보상 외에 국가 등에 대하여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고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도 이를 이어 받아 이를 구체화하고 있지만 이는 군인 등이 전투, 훈련 등과 관련하여 받는 손해에 한하여는 국가의 손해배상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법률이 정한 보상만을 인정함이 타당하다는 헌법적 결단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전에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국민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 공무원의 귀책사유의 정도에 관계없이 공무원 개인이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판시한 당원 1972. 10. 10. 선고 69다701 판결 등과 공무원의 귀책사유의 정도에 관계없이 공무원 개인은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판시한 당원 1994. 4. 12. 선고 93다11807 판결은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는 군부대 운전병으로서 공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국가 소유의 사고 차량을 운전하다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일으킨 것이므로 위 차량의 운행은 헌법 제29조 제1항 본문 및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의하여 일응 피고가 소속된 국가가 국가배상책임을 부담하여야 할 경우로 보이는바(한편 피해자인 소외 홍종권 역시 같은 부대 소속 군인으로서 직무집행 중 이 사건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인정되어 그 유족들인 원고들이 국가유공자예우등에관한법률 등에 의하여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에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국가에 대하여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없게 될 것이지만, 이 점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피고 개인의 손해배상책임의 인정 여부에 영향이 없다.), 사고차량을 운전한 피고에게 경과실만 인정되는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인 피고에게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지만 피고에게 중과실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피고 개인에게도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의 귀책사유의 정도에 관하여는 논하지도 아니한 채 피고 개인에게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은 헌법 제29조 제1항을 잘못 해석함으로써 공무원 개인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주문과 같이 판결하는바, 이 판결에는 대법관 김석수, 대법관 김형선, 대법관 신성택, 대법관 이용훈의 별개의견과 대법관 안용득, 대법관 박준서의 반대의견이 있었다.
 
4.  대법관 김석수, 대법관 김형선, 대법관 신성택, 대법관 이용훈의 별개의견은 다음과 같다.


다수의견이 우리 헌법 제29조 제1항의 단서규정은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공무원 개인의 책임이 면제되지 아니함을 명백히 한 것이라고 전제한 다음 그 면제되지 아니하는 공무원의 개인책임에는 민사상, 형사상 책임이나 징계책임 등 모든 법률상의 책임이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 특별히 민사상의 불법행위 책임이 제외되어야 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풀이한 데 대하여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그러나 다수의견이 위와 같이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의 규정을 지극히 올바르게 해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위 헌법조항의 단서는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공무원 개인의 구체적인 손해배상책임의 범위까지 규정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한 다음 공무원 개인책임 범위의 문제는 입법정책의 문제인데 이 점에 관하여 국가배상법에 직접적으로 규정한 조항은 없다고 하면서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이 공무원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국가 또는 공공단체(다음부터 '국가 등'이라고 한다)의 공무원에 대한 구상권을 인정하고, 경과실의 경우에는 이를 인정하지 아니한 그 입법취지를 근거로 경과실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을 헌법 제29조 제1항의 단서에서 정한 공무원 자신의 책임에서 제외하는 해석에는 동의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즉 위와 같은 해석은 반대의견도 적절히 지적하는 바와 같이 헌법 제29조 제1항의 명문규정에 대한 헌법해석의 정도를 벗어난 것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우선 위 헌법조항의 단서가 공무원 개인의 구체적 손해배상책임의 범위까지 규정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는 다수의견의 견해에 의문이 있다. 위 헌법조항 단서의 공무원 개인책임은 그 본문과 연관하여 보면 이는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그 공무원 개인의 불법행위 책임임이 분명하며 여기에서 말하는 불법행위의 개념은 법적인 일반개념으로서 그것은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것을 의미하고 이 때의 과실은 중과실과 경과실을 구별하지 않는다는 일반론에 의문을 제기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우리의 법체제하에서의 '과실' 개념은 일반적으로 '중과실'과 '경과실'을 포함하는 개념이고 양자를 구별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예컨대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이나 실화책임에관한법률 또는 형벌법규에서와 같이 '중과실'이라고 특별히 규정하여 이를 구별짓고 있다. 그러므로 위 헌법조항 본문에서 말하는 불법행위를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개념과 달리 볼 아무런 이유가 없고 위 헌법조항 단서의 책임 또한 그러한 불법행위 책임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이와 같이 본다면 위 헌법조항 단서의 공무원 개인책임의 범위를 더 이상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으로 다수의견이 하위법인 국가배상법의 입법취지를 가지고 상위법인 헌법의 명문 규정을 해석하려고 하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하위법은 상위법에 저촉되어서는 안되고 하위법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상위법의 규정이나 입법취지에 저촉되지 아니하도록 해석하여야 하는 것이지 그와 반대로 하위법의 입법취지에 맞추어 상위법을 해석한다는 것은 법의 체계상 허용하기 어려운 곤란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나아가서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의 입법취지가 공무원의 직무집행의 안정성 내지 효율성의 확보에 있음은 의문이 없는 바이나 위 법 조항은 어디까지나 국가 등과 공무원 사이의 대내적 구상관계만을 규정함으로써, 즉 경과실의 경우에는 공무원에 대한 구상책임을 면제하는 것만으로써 공무집행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것이고 대외적 관계 즉 피해자(국민)와 불법행위자(공무원) 본인 사이의 책임관계를 규율하는 취지로 볼 수는 없다. 그것은 국가배상법의 목적이 그 제1조가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국가 등의 손해배상책임과 그 배상절차 즉 국가 등과 피해자인 국민 간의 관계를 규정함에 있고 가해자인 공무원과 피해자인 국민 간의 관계를 규정함에 있는 것이 아닌 점에 비추어 보아도 명백하다.


또 다수의견은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을 국가 등과 공무원 사이의 구상책임에 관한 규정만으로 보고 경과실의 경우에 피해자에 대한 공무원 개인의 책임을 인정한다고 해석한다면 피해자의 임의적 선택에 따라 그 배상책임의 궁극적 귀속자가 달라지게 되어 불합리하다고 하나 고의 또는 중과실의 경우에도 국가 등의 임의적인 구상권 행사 여부에 따라 배상책임의 궁극적 귀속자가 달라지게 되며, 이는 어디까지나 대내적 구상관계로 빚어지는 결과로서 경과실의 경우에 구상권을 면제함에 의하여 공무집행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그로 인하여 직접으로 반사적 이익을 얻는 쪽은 국가 등이므로 그러한 불합리는 국가 등이 공무원에게 그 배상금액을 보상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일이지, 직접적 반사이익도 없는 피해자 쪽에 그 불이익을 전가시킬 일은 아닐 것이다. 위와 같은 하위법의 입법취지를 가지고 상위법인 헌법의 명문규정을, 그것도 국민의 권리행사를 제약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을 갖지 아니할 수 없다.


또 반대의견은 헌법 제29조 제1항 및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이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에 대하여 민법 제756조 제1항 단서의 규정과는 달리 국가의 무조건적인 배상책임을 규정한 것은 피해자 구제에 만전을 기한다는 것 외에 공무원 개인의 피해자에 대한 책임을 면제함으로써 공무원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공무수행을 도모하려는 것이므로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는 거기에서 정한 공무원 자신의 책임에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공무원 개인의 피해자에 대한 배상책임은 책임 요소의 경중에 관계없이 제외되고 그 공무원의 국가에 대한 내부적 책임 등만이 면제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를 규정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하나, 이러한 해석 역시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의 명문규정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우리 헌법 제29조 제1항과 국가배상법이 민법과는 달리 국가의 면책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은 국민의 권리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려는 배려에서이지 반대의견에서와 같이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공무원 자신의 피해자에 대한 책임을 면제하는 해석을 가능케 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반대의견의 위와 같은 해석은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공무원 개인의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독일·일본에서의 통설·판례를 유념한 것으로 보이나, 이는 독일의 기본법과 국가책임법 및 민법이 국가의 대위책임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고 독일과 일본에서는 우리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것을 간과한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이와 같이 명문의 규정을 달리하는 법제하에서 전개된 이론이나 판례가 우리 나라의 경우에 그대로 원용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국가의 대위책임을 입법화한 독일에서조차 자기책임설을 도입하도록 학계에서 100년간에 걸쳐 건의하였던 사정을 참고하여야 할 것이다. 생각건대 불법행위자가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사리에 속하는 것이고, 영·미법 체계하에서는 공무원 개인의 피해자에 대한 직접 책임이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직무상 불법행위자인 공무원 개인의 피해자에 대한 직접책임을 면제할 것인지의 여부는 헌법정책 내지 입법정책의 문제라고 할 것인데 우리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는 공무원 자신의 책임은 면제되지 아니한다고 못박아 규정함으로써 이를 헌법적으로 해결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은 피해자가 배상능력이 충분한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으면 충분하고 굳이 공무원 개인을 상대로 배상받을 필요가 없는데도 복수나 불순한 동기에서 불필요한 소송을 하여 공무원들의 집무의욕을 저하시키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 아닌가 짐작되나 이는 개개의 경우에 그러한 권리의 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를 가려 그러한 폐단을 방지할 일이지 필요한 경우 예컨대 헌법 제29조 제2항 및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이들 조항은 국가의 재정형편상의 배려에서 유래된 것임은 주지의 사실이고 그 내용은 피해자의 국가 등에 대한 청구권만을 배제하고 있을 뿐, 피해자의 가해 공무원 개인에 대한 청구권까지 배제한 것은 아니다.)의 경우와 같이 국가가 그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까지 피해자의 희생 위에 불법행위를 한 공무원의 개인책임을 면제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국가의 대위책임을 입법화한 독일에서도 독일 민법 제839조는 국가가 대위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 피해자에 대한 공무원의 개인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더욱이 국가배상법은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에 대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배상책임을 규정한 법으로서 불법행위자 본인인 공무원 개인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민법의 규정에 대한 특별법이 아니므로 국가배상법의 해석이 민법의 규정에 의하여 인정되는 공무원의 경과실에 의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까지 면제되어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 이러한 이치는 공무원이 자기 소유의 자동차를 운전하고 직무집행을 함에 당하여 야기한 사고로 공무원 개인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의 규정에 의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공무원 개인 차량이 보험에 가입한 경우에 그 운행 사고가 경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하여 공무원의 개인책임이 면제된다고 한다면 그로 인하여 보험회사까지 그 보상책임을 지지 않게 될 것이니 이는 피해자의 손쉬운 손해전보의 길을 막고 국가의 부담 위에서 보험회사만이 뜻밖의 이익을 보게 하는 것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불합리한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반대로 그러한 경우만은 자동차손해배상법이 국가배상법과의 관계에서 특별법이라는 이유로(전술한 바와 같이 국가배상법은 국가와 피해자와의 관계를 규정하는 법이고,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은 자동차의 운행자 및 보험자 등과 피해자와의 관계를 규정하는 법이므로 일반법과 특별법의 관계에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경과실의 경우에도 공무원 개인책임을 인정한다면 경과실뿐인 경우에 공무집행의 안정성 확보를 위하여 공무원 개인이 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는 다수의견의 해석과는 모순 저촉될 염려가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다수의견은 경과실의 경우 공무원의 개인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피해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헌법 제23조가 보장하고 있는 재산권에 대한 제한이 될 것이라고 긍정하면서도 이는 공무집행의 안정성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서 헌법 제37조 제2항이 허용하는 기본권 제한 범위에 속하는 것이라고 하나 아무리 공무집행의 안정성이 공공의 이익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공무집행이 적법하여야만 공공의 이익으로 되는 것이고 위법한 공무집행의 안정성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될 수 없으며 위법한 공무집행으로 손해를 입은 피해자에게 그 손해를 감수하라고 하는 것은 명분이 서지 않는다. 반대로 위법행위의 억제 기능이 느슨해져서 국가의 재정 부담이 증가하면 그것이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도 국민의 기본권 제한은 반드시 법률로써 하여야 할 것인데 그러한 법률이 없는데도 해석으로 이를 제한하는 것은 경계할 일로 생각된다.


불법행위 제도는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과 분배에만 그 목적이 한정되는 것이 아니고 위법행위의 방지 즉 방어기능도 결코 경시되어서는 아니되며 법치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공무집행의 안정성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공무집행의 적법성의 확보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요컨대 공무원의 직무상 경과실로 인한 불법행위의 경우에도 공무원 개인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면제되지 아니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우리 헌법의 관계 규정의 연혁에 비추어 그 명문에 충실한 것일 뿐만 아니라 헌법의 기본권보장 정신과 법치주의의 이념에도 부응하는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당원 1972. 10. 10. 선고 69다701 판결 등 종전의 판례들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고, 이와 다른 견해에 선 당원 1994. 4. 12. 선고 93다11807 판결은 변경되어야 할 것이며 이에 따른 원심판결도 파기되어야 할 것이다.
 
5.  대법관 안용득, 대법관 박준서의 반대의견은 다음과 같다. 
가.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은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가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공무원 개인의 손해배상책임이 면제되지 아니함을 명백히 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우선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의 규정은 단순히 '책임'이라고 하였을 뿐 '민사책임' 내지 '배상책임'이라고 명시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헌법 제7조 제1항에서 공무원의 국민에 대한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하고 있는 '책임'이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법문상 명백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특히 공무원이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경우 만약 그 가해 공무원이 국가 또는 공공단체의 대표기관인 지위에 있다면 그 위법행위는 곧 국가 또는 공공단체의 행위로 되어 국가 또는 공공단체만이 자기의 행위에 대한 책임으로서 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므로 가해 공무원 개인은 그의 배상책임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별도의 특별규정이 없는 이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게 될 것이고, 나아가 변제자력이 충분한 국가 또는 공공단체가 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이상 피해자의 보호를 위하여 공무원 개인에게 중첩적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킬 필요도 없다. 한편 앞의 경우와는 달리 가해행위를 한 공무원이 국가 등의 대표기관인 지위에 있지 아니한 때에는 헌법 제29조 제1항 및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국가 또는 공공단체의 배상책임은 결국 민법상의 사용자책임에서와 같이 타인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규정한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또는 공공단체는 공무원을 선임·감독함에 있어 과실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여 그 책임을 면할 수도 없는바, 이와 같이 헌법 제29조 제1항 및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규정이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에 대하여 자기의 행위에 대한 책임에서와 같이 국가 또는 공공단체의 무조건적인 배상책임을 규정한 것은 오로지 변제자력이 충분한 국가 또는 공공단체로 하여금 배상하게 함으로써 피해자 구제에 만전을 기한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인 공무원들로 하여금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공무를 수행하게 하기 위하여 공무원 개인의 배상책임을 면제한다는 것에 초점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다수의견이나 별개의견은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공무원 개인으로 하여금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함으로써 위법행위가 억제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나, 손해배상 제도는 본질적으로 손해의 전보에 그 의의가 있는 것으로서 불법행위의 억제는 배상책임의 이행에 따른 부수적인 기능에 불과하므로 공무집행의 적법성을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공무원 개인의 손해배상책임을 긍정할 것은 아니며, 공무원에 대하여 징계 등에 의한 내부적 감독이 제도화되어 있는 터에 공무집행의 적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다시 공무원 개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오히려 다수의견이나 별개의견과 같이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공무원 개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면 공무원들의 집무 의욕을 저하시켜 행정사무가 정체되는 것을 방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외에도 사적인 감정이나 불순한 동기에서 비롯된 불필요한 소송을 유발시켜 소송을 제기당한 공무원으로 하여금 공무에 전념할 수 없게 하는 등 그로 인한 폐해만이 다대할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따라서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의 규정은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공무원 개인의 손해배상책임이 면제되지 아니한다는 것을 규정한 것으로 볼 수는 없고 이는 다만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공무원의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대한 내부적 책임 등이 면제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를 규정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나.  특히 다수의견은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의 규정이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공무원 개인의 손해배상책임이 면제되지 아니함을 명백히 한 것이라고 하면서도 공무원 개인의 책임범위를 정하는 문제는 입법정책의 문제라고 한 다음, 국가의 기관인 공무원의 위법행위가 경과실로 행하여진 경우 그 행위는 법률상 국가의 행위로 평가될 뿐 공무원 개인의 행위로 평가될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무원 개인은 당초부터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하고, 반면에 공무원의 위법행위가 고의·중과실로 행하여진 경우에는 본질적으로 기관행위로서의 품격을 상실하여 국가 등에게 그 책임을 귀속시킬 수 없으므로 공무원 개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키는 한편 국가 등도 피해자인 국민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하여 공무원 개인과 중첩적으로 배상책임을 부담하되 다만 공무원 개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도록 한다는 것이 바로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 제2항의 입법취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견이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의 규정이 공무원 개인의 손해배상책임이 면제되지 아니함을 명백히 한 것이라고 풀이하면서도 다시 그 면제되는 책임의 범위는 입법정책의 문제라고 하는 것은 논리적 일관성이 결여되었을 뿐만 아니라 최고 법규인 헌법의 규범적 의의를 간과한 채 헌법규정을 단순한 선언적 규정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나 다름이 없어 헌법해석의 정도를 벗어난 것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공무원들의 지위나 담당하는 직무의 내용이 지극히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모두가 국가나 공공단체의 기관인 지위에 있어 그들의 행위가 모두 국가 등의 행위로 평가된다는 것은 지나치게 의제적일 뿐만 아니라, 경과실과 중과실의 구분이 상대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직무상 행하여진 공무원의 불법행위가 경과실의 경우에만 국가 등에 귀속되고 고의·중과실에 의한 경우에는 기관행위로서의 품격을 상실하여 국가 등에 귀속될 수 없다는 것도 납득할 수가 없다.
 
다.  결론적으로 공무원이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경우에 국가 또는 공공단체만이 피해자에 대하여 국가배상법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뿐 공무원 개인은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피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당원 1994. 4. 12. 선고 93다11807 판결의 취지는 그대로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관 박준서는 반대의견을 다음과 같이 덧붙여 쓴다.


원래 불법행위 제도는 사회생활에서 발생하는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부담과 분배를 꾀하는 제도로서 기본적으로는 피해자의 손해를 누가 어떻게 부담하여 회복시키느냐는 문제를 다루는 것이고, 행위자에 대한 제재나 장래 동종 사고 방지를 목적으로 행위자의 책임을 묻는 형사책임이나 징계책임 등의 제도와는 구별되는 것이다.


국가배상책임과 공무원의 개인책임에 관한 법령 해석도 이와 같은 기본원칙과 공무원의 법률상 지위 및 감정적 남소의 폐해를 고려하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주권을 가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공이익을 위하여 성실히 근무해야 할 공무원이 공무수행 중 국민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국민의 봉사자인 공무원이 봉사 대상이 되는 피해자인 국민과 직접 소송으로 그 시비와 손해액을 가리도록 그 갈등관계를 방치하는 것보다는 국가가 나서서 공무원을 대위하여 그 손해배상책임을 지고 국가가 다시 내부적으로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의 불이행 내용에 따라 고의·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구상의 형태로 그 책임을 물어 공무원의 국민과 국가에 대한 성실의무와 직무상 의무의 이행을 제도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것이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와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의 취지라고 해석함이 이를 가장 조화롭게 이해하는 길이 될 것이다.


만약 다수의견과 같이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를 공무원 개인의 손해배상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해한다면, 불법행위의 일반 법리에 따라 고의·중과실의 경우뿐만 아니라 경과실의 경우에도 공무원 개인은 손해배상책임을 면하지 못한다고 보아야 그 자체 논리적으로 일관될 수 있으며, 법인의 불법행위책임이나 법인의 사용자책임에 있어 이사나 피용자 등 개인은 경과실의 경우에도 법인과 별도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것과 그 궤를 같이 할 수 있다 할 것이다.


한편 국가배상책임의 성질을 자기책임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대위책임으로 볼 것인지 하는 문제와 국가배상책임 외에 공무원 개인책임도 인정할 것인지 하는 문제 사이에 논리필연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다수의견처럼 고의·중과실의 경우와 경과실의 경우 그 국가배상책임의 성질을 달리 본다 하여 경과실의 경우에 한하여 공무원 개인책임을 부정하는 결론이 당연히 도출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할 것이다.


다수의견은, 공무원이 공무집행상 경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그 구체적 행동은 공무원 개인이 한 것이더라도 그것은 여전히 법률상 국가 등의 행위로 평가될 뿐 공무원 개인의 행위로 평가될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무원 개인책임은 처음부터 문제되지 아니하고, 공무원의 위법행위가 고의·중과실에 기한 경우에는 그와 같은 행위는 그 본질에 있어서 기관행위로서의 품격을 상실하여 국가 등에게 그 책임을 귀속시킬 수 없으나 다만 피해자인 국민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하여 국가 등이 공무원 개인과 중첩적으로 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공무원의 문제된 행위가 그 고의 여부나 과실의 경중에 따라 국가 등의 행위로만 평가되거나 또는 공무원 개인의 행위로만 평가된다고 파악하는 것 자체가 우리 법체계에서 새로운 시도일 뿐만 아니라, 그러한 논리를 일관하면 공무원이 고의나 중과실로 하자 있는 행정처분을 한 경우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행위로 될 뿐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어 행정법의 기존 이론과도 저촉된다 할 것이다.


한편 별개의견과 같이 경과실의 경우에도 공무원 개인의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고 본다면,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에 의하여 경과실의 경우에는 국가가 배상하더라도 공무원에게 구상할 수 없도록 되어 있으므로 경과실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공무원이 피해자에게 배상한 때에는 형평의 원칙상 국가에 대하여 구상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과연 과실 있는 자가 과실 없는 자에게 구상할 수 있는지도 문제이거니와, 군인 등이 직무집행 중 사고를 당하여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헌법 제29조 제2항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국가 등은 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하여 그러한 불법행위를 경과실로 저지른 공무원은 군인 등이 아닌 자에 대하여 피해를 입힌 가해 공무원과 달리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하더라도 국가 등에 구상할 수 없게 되므로 서로 균형이 맞지 아니하고, 더구나 위와 같은 경우 그 가해자는 이 사건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개 같은 군인 등일 것인데, 이들과 같이 특별히 위험부담이 높은 직종이나 하위직에 속하는 공무원에게 오히려 더 무거운 책임을 지우는 셈이 되어 불합리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헌법 제29조 제1항 단서는 불법행위 공무원 개인의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전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면제되지 아니함을 규정한 것이 아니라 공무원 개인의 내부적 책임 등이 면제되지 아니함을 규정한 데 불과한 것으로 이해함이 마땅할 것이다.


다만 위와 같은 해석에 불구하고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하여 교통사고를 낸 경우 과실책임이 아닌 자동차 보유자로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의한 이른바 위험책임으로서의 배상책임은 이를 면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참고로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공무원 개인의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것은 우리 나라 행정법학계의 통설일 뿐만 아니라 우리와 같은 대륙법체계 국가인 독일·일본에서는 이미 통설·판례로서 정착되어 있음을 지적하여 둔다.


문제는 헌법 제29조 제2항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군인 등이 국가 등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경우에도 가해 공무원에 대한 별도의 손해배상청구를 부정함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점일 것이다.


생각건대, 군인 등은 그 직무의 특수성으로 직무상 사고를 당할 고도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그 직무집행 중의 사고에 의한 위험은 국가가 이를 인수하여 그 피해자를 국가유공자로 예우하면서 그 사고에 대하여는 배상이 아닌 보훈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배려하여 보상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 헌법 제29조 제2항의 취지라 할 것이다.


만약 위 헌법 조항이 사고 발생의 위험성이 큰 군인 등의 직무집행 중 사고에 대하여만 국가 등의 배상을 거부하고 이러한 사고에 있어서 통상의 경우 그 가해자가 되는 같은 군인 등에게 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키는 취지라면 우리 헌법의 윤리성 자체가 문제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위 헌법 조항에 의한 관계 법령의 보상은 종합적으로 보아 적어도 손해배상에 못지 않은 내용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군인 등은 직무집행 중의 사고로 인정됨으로써 오히려 불리한 처우를 받게 되므로 그 보상 내용이 헌법에 위반됨을 이유로 한 쟁송으로 그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이와 같이 본다면 위와 같은 경우에도 가해 공무원에 대한 직접적인 손해배상청구를 부정한다고 하여 그 타당성이 없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법원장 윤관(재판장) 김석수 박만호(주심) 천경송 정귀호 안용득 박준서 이돈희 김형선 지창권 신성택 이용훈 이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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