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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눈깨비 오던 밤 차도에 누운 사람 사고로 죽게한 60대

재판부 "사고에 대한 예견 및 회피 가능성 없어"

비 내리던 밤 도로에 누워 있던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고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해 재판에 넘겨진 60대 택시 기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6일 법조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조아람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별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 택시 기사 오 씨(69)에게 지난 8일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 씨는 지난해 1월19일 비 내리던 오후 11시40분경 서울 광진구 편도 4차로 도로에서 택시를 몰다가 도로에 누워있던 50대 남성 A씨를 발견하지 못한 채 치고 지나갔다. 당시 오 씨는 해당 도로의 제한 속도인 시속 50km를 준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에 치인 A 씨는 근처 병원에 옮겨졌으나 다음날 오전 6시20분께 다발성 중증 외상에 의한 외상성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했다.

검찰 측은 비가 내려 노면이 젖은 날에는 관계 법령에 따라 최고속도의 80%인 시속 40km로 운행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사고에 대한 예견 및 회피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오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고 당일은 늦은 밤으로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었고 노면이 젖어 불빛이 반사됐다"며 "피해자가 어두운색의 옷을 입었기 때문에 제대로 식별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피고인의 진행방향 우측 및 중앙에 보행자의 횡단을 금지하는 펜스가 설치돼 있었다"며 "피해자가 도로에 쓰러져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오 씨가 우천 시 제한 속도를 시속 10km가량 초과한 데 대해선 "당시 상황에서 제한속도를 준수해 운행했더라도 피고인이 정지거리 후방에 위치한 시점에서 피해자를 인지하고 제동해 사고를 회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유지인 기자 2024-03-1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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