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유죄 인정한 원심 파기
연습운전면허를 발급받은 사람이 운전경력자의 동승없이 혼자서 운전하다 적발된 경우 무면허운전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용우·李勇雨 대법관)는 10일 도로교통법위반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모 부대 상병 박모씨(19)에 대한 상고심(☞2000도5540)에서 이같이 판시, 도로교통법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연습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 도로에서 주행연습을 할 때 운전면허를 받은 날부터 2년이 경과한 사람과 함께 타서 지도를 받도록 한 구 도로교통법시행규칙을 지키지 않은 경우 이에 따른 제재를 가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그 운전을 무면허운전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따라서 원심이 제2종 연습운전면허를 받은 피고인이 이와 같은 준수사항을 위반해 한 운전을 무면허운전에 해당한다고 판단,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데에는 연습운전면허와 무면허운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 97년 10월 경기지방경찰청으로부터 연습운전면허를 발급받은 후 혼자서 주행연습을 하다 중앙선을 침범, 행인을 치어 전치 2주의 뇌진탕을 일으키게 하고 또 정차해 있던 택시를 파손한 혐의로 기소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