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공식 체육대회에서 피구를 하다 학생이 크게 다쳤다면 학교 측에도 7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2단독 유영일 판사는 최근 A씨가 동부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단5154239)에서 "동부화재는 1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모 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공학과 1학년에 재학중이던 A씨는 2016년 4월 공대 체육대회 피구 예선경기에 참가했다. 이 경기는 전자공학과 교수의 관리·감독 아래 진행됐고, A씨는 경기 참여로 빠진 수업에 공결 처리도 받았다.
그런데 A씨는 이 경기 중 날아오는 공을 받으려고 점프 했다가 착지하면서 발을 헛디뎌 전방 십자인대 파열 등의 큰 부상을 입었다. A씨가 다니던 대학은 학교 업무수행과 관련해 발생된 사고로 다른 사람의 신체에 장해를 입히거나 재물을 망가뜨린 경우에 대비해 동부화재 보험상품에 가입한 상태였다. 이에 A씨는 동부화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유 판사는 "A씨가 부상을 입은 경기는 대학 산하 공대에서 주최하고 담당 교수가 현장을 관리·감독하는 가운데 진행된 교내 행사"라며 "수업을 대체하는 공식행사에 A씨가 선수로 참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학은 이같은 체육행사를 실시할 때는 학생들의 평균적인 신체 적응 능력을 감안해 안전한 종목을 선택해야 하고 경기과정에서도 안전수칙을 정해 학생들에게 준수하게 했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최 측에서 안전에 대한 제반조치를 마련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이므로 동부화재는 대학이 A씨에게 배상해야 하는 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도 피구 경기를 하면서 자신의 운동 능력 등을 감안해 무리한 동작은 피하고 신체 안전을 도모해야 함에도 자세가 안정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점프를 하다가 사고를 당했기 때문에 과실이 있다"며 "동부화재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