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자)
【판시사항】
가. 과실상계에 있어서 고려되어야 할 사유
나. 야간에 차량의 통행이 빈번한 자동차전용도로를 무단횡단하다가 사고를 당한 피해자의 과실이 운전사의 과실에 비하여 크다고 할 것인데도 피해자의 과실을 40%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관하여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을 때에 그와 같은 사유는 가해자의 손해배상범위를 정함에 있어 당연히 참작되어야 하고 양자의 과실비율을 교량함에 있어서는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이라는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사고발생에 관련된 제반 상황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며, 과실상계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비율을 정하는 것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여서는 아니된다.
나. 야간에 차량의 통행이 빈번한 자동차전용도로를 무단횡단하다가 사고를 당한 피해자의 과실이 운전사의 과실에 비하여 크다고 할 것인데도 피해자의 과실을 40%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참조판례】
가.
대법원 1983.12.27. 선고 83다카1389 판결(공1984,319),
1991.7.9. 선고 91다14291 판결(공1991,2132)
【전문】
【원고, 피상고인】
박동숙 외 5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보영
【피고, 상고인】
대화운수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혁주
【원심판결】
대구고등법원 1992.6.26. 선고 91나7102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 박동숙의 재산상 손해에 관한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기각된 부분의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기록을 살펴본바, 원심은 피고의 면책주장에 대하여, 그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사고장소는 인도가 없어 차량들만이 빠른 속도로 빈번하게 통행하는 자동차전용도로이기는 하나, 그 부근에는 망우공원, 파크호텔로부터의 진입로와 버스승강장이 있어서 사람들이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경우를 예상할 수 있고, 도로 양측에 가로등이 켜져 있어서 전혀 시야장애가 없었으므로 전방을 잘 살펴 안전하게 운행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한 다음,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운전자의 업무상 주의의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관하여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을 때에 그와 같은 사유는 가해자의 손해배상범위를 정함에 있어 당연히 참작되어야 하고 양자의 과실비율을 교량함에 있어서는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이라는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사고발생에 관련된 제반 상황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며, 과실상계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고발생의 경위를 바탕으로 하여, 소외 망 장경순에게도 자동차전용도로인 위 도로를 무단횡단한 잘못이 있고 이러한 위 망인의 과실은 위 차량 운전사의 과실과 함께 이 사건 사고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하면서 그 과실의 비율을 40퍼센트로 인정하여 과실상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도로교통법상 자동차만이 다닐 수 있도록 설치되었고 보행자는 이를 통행하거나 횡단할 수 없도록 규정된 자동차전용도로인 데다가 위 망인은 야간에 차량의 통행이 빈번한 위 도로를 차량 진행방향의 좌측에서 길을 넘어 무단횡단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였다는 것이어서 얼른 보아도 위 망인의 과실이 운전사의 과실에 비하여 크다고 할 것이고, 더욱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왕복 4차선 도로로서 차량의 통행이 빈번한 곳일 뿐만 아니라 도로변에는 인도가 설치되어 있지도 않고 "가드레일"만 설치되어 있는 점 등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이 위와 같이 망인의 과실을 40퍼센트로 본 것은 이를 지나치게 적게 참작한 것으로서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3. 제3점에 대하여
기록을 살펴본바, 원심이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위 망인이 이 사건 사고 이전부터 소외 삼성물산주식회사의 사원으로 근무하면서 종래 연월차 휴가를 이용하지 아니하고 일정액의 연월차 휴가수당을 계속적으로 지급받아 온 사실을 인정하고, 이와 같은 연월차 휴가수당 금액은 장래에도 이를 계속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예측가능한 향후소득으로 보아 일실수입 산정의 기초로 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일실수입 및 연월차 휴가수당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박동숙의 재산상 손해에 관한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위 원고에 대한 나머지 상고와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상고는 이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기각부분에 대한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