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대구고법 1998. 4. 30., 선고, 97나5153, 판결 : 상고기각]
【판시사항】
[1] 피보험자의 서면에 의한 동의 없이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여 체결된 보험계약의 효력(무효)
[2] 피보험자의 서면에 의한 동의 없이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한 자 스스로가 그 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3]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보험모집인이 그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하는 사실을 모르고 보험계약자에게 이를 고지하지 아니하였고 또한 피보험자의 동의를 얻었다는 보험계약자의 말만 믿고 임의로 피보험자 동의란에 서명을 대신 하였으며 영업소장 역시 그 사실을 알고도 방치함으로써 위 보험계약이 무효로 된 경우, 보험회사에게 보험업법 제158조 소정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 체결시 그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상법 제731조 제1항의 규정은 강행법규로서 위 규정에 위반하여 체결된 보험계약은 무효이다.
[2] 상법 제731조 제1항의 입법 취지에는 도박보험의 위험성과 피보험자 살해의 위험성 외에도 피해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고 타인의 사망을 이른바 사행계약상 조건으로 삼는데서 오는 공서양속의 침해의 위험성을 배제하기 위한 것도 들어있다고 할 것이므로, 상법 제731조 제1항을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자 스스로가 무효를 주장함이 신의성실원칙에 위배되는 권리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위와 같은 입법 취지를 완전히 몰각시키는 결과가 초래되므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3] 보험모집인과 영업소장은 보험전문가로서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는 피보험자인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하는 사실을 보험계약자에게 설명하고 그 타인의 서면동의를 받아 보험계약을 체결하도록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모집인이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의 체결시 위 사실을 모르고 보험계약자에게 설명하여 주지 아니하였고 타인이 자신을 피보험자로 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데 대하여 동의하였다는 보험계약자의 말만 믿고 임의로 피보험자 동의란에 위 타인의 서명을 대신 하였으며, 위 보험모집인 소속 영업소 소장은 위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보험모집인으로 하여금 위 타인의 서명에 의한 동의를 받도록 지도하여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아니하고 보험모집인이 위 타인 대신 피보험자 동의란에 서명하는 것을 보고도 이를 방치함으로써, 위 보험계약이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를 얻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무효가 되어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은 경우, 보험회사에게 보험업법 제158조 제1항 소정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한 사례.
【참조조문】
[1] 상법 제731조 제1항
[2] 민법 제2조, 상법 제731조 제1항
[3] 보험업법 제158조, 상법 제731조 제1항
【참조판례】
[1][2]
대법원 1996. 11. 22. 선고 96다37084 판결(공1997상, 36) / [1]
대법원 1989. 11. 28. 선고 88다카33367 판결(공1990, 130),
대법원 1992. 11. 24. 선고 91다47109 판결(공1993상, 216) /[3]
대법원 1997. 11. 14. 선고 97다26425 판결(공1997하, 3814)
【전문】
【원고, 항소인】
정창화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혁주)
【피고, 피항소인】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전재중외 5인)
【원심판결】
대구지법 1997. 7. 8. 선고 96가합29339 판결
【주 문】
1. 원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15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6. 8. 6.부터 1998. 4. 30.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이를 10분하여 그 1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 중 금원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170,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96. 8. 6.부터 원심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다음의사실은 갑 제1, 2, 5호증의 각 1, 2, 갑 제3, 4호증의 각 기재와 원심 증인 소외 1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원고는 1996. 7. 12. 피고 회사와 사이에 (1) 보험기간은 1996. 7. 12. 16:00부터 2001. 7. 12. 16:00까지, 보험금은 교통사고 사망시 금 140,000,000원, 보험료는 매월 215,000원, 피보험자는 소외 문종서, 사망보험금 수익자는 원고, 보험사고는 피보험자의 사망 또는 상해로 하는 직장인상해보험계약과 (2) 보험기간은 1996. 7. 12. 16:00부터 2001. 7. 12. 16:00까지, 보험금은 운행중 상해 사망시 금 30,000,000원, 보험료는 매월 금 56,620원, 피보험자는 위 문종서, 사망보험금의 수익자는 원고, 보험사고는 피보험자의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또는 상해로 하는 가족사랑운전자보험계약(이하 위 각 계약을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였다(갑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보험수익자가 위 망인의 법정상속인으로 되어 있으나 갑 제1호증의 1, 2의 각기재, 위 증인 소외 1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보험수익자는 원고임이 분명하고 피고 회사가 보험수익자를 위 망인의 법정상속인으로 기재한 것은 사무착오로 잘못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
나. 위 문종서는 1996. 8. 5. 06:10경 김천시 어모면 어모주유소부터 김천방면 50m 지점 국도상에서 대구 7루8743호 승용차를 운행하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다.
2. 보험금 청구에 관한 판다.
가. 원고의 주장 및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1) 원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인 위 문종서가 위 일시에 교통사고로 사망하였으므로 피고는 사망보험금 수익자인 원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위 보험계약은 피보험자인 위 문종서의 서면에 의한 동의가 없었으므로 무효라고 항변한다.
(2) 그러므로 살피건대, 앞서 믿은 각 증거와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1996. 7. 12. 피고 회사의 모집인인 소외 1을 만나 그의 권유에 의하여 위 소외 1과 함께 피고 회사의 소정양식에 따라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청약서들을 작성하고 피보험자의 동의란은 위 소외 1이 피보험자인 위 망인의 동의를 받았다는 원고의 말만 듣고 피고 회사 (이름 생략)영업소장 소외 2의 묵인하에 위 망인 대신 서명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그 날 이 사건 각 보험료로 금 272,220원(직장인상해보험 보험료 금 215,600원+가족사랑운전자보험 보험료 금 56,620원)을 납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3) 상법 제731조 제1항은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는 보험계약 체결시에 그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이는 상법 제739조에 의하여 상해보험에도 준용되고 있는바, 이는 피보험자의 보호를 위한 강행규정으로서 그에 위반하는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할 것인데,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계약은 생명보험과 상해보험이 혼합된 보험으로서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른 경우이므로 피보험자의 서면동의가 있어야 할 것인데도 위 보험계약의 체결시에 피보험자인 위 문종서의 서면에 의한 동의가 없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보험계약은 모두 무효라고 할 것이다.
나. 원고의 재항변에 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유하고, 원고에게 서면동의를 요구하지도 않고 피고 회사의 보험모집인 대부분이 평소에 하는바와 같이 위 소외 1이 피보험자인 위 문종서의 서명을 위조하는 것을 방치하고서 피보험자의 서면동의가 없었음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위 소외 1이 원고에게 권유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보험자인 위 문종서의 서명을 대신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 체결시에 그 타인의 서면에의한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상법 제731조 제1항의 규정은 강행법규로서 위 규정에 위반하여 체결된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할 것이고, 위 규정의 입법 취지에는 도박보험의 위험성과 피보험자 살해의 위험성 외에도 피해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고 타인의 사망을 이른바 사행계약상 조건으로 삼는데서 오는 공서양속의 침해의 위험성을 배제하기 위한 것도 들어있다고 할 것이므로, 상법 제731조 제1항을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자 스스로가 무효를 주장함이 신의성실원칙에 위배되는 권리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위와 같은 입법 취지를 완전히 몰각시키는 결과가 초래되므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원 1996. 11. 22. 선고 96다37084 판결 등 참조)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재항변은 이유 없다.
3. 약정상의 보험금 지급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는, 원·피고 간의 이 사건 보험계약이 피보험자의 서면동의를 받지 못하여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 회사가 소속한 대한손해보험협회를 통하여 서면동의를 받지 않은 선의의 계약자에 대하여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정의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피고는 위 약정상의 책임으로써 원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원심의 사단법인 생명보험협회, 대한손해보험협회 및 보험감독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보험감독원장은 위 대법원 1996. 11. 22. 선고 96다37084 판결로 인한 생명보험의 기존 계약자들의 불안, 불신을 해소하고자 1996. 12. 10. 생명보험회사들에게 기존의 계약자 및 피보험자를 상대로 보험계약 체결 당시 피보험자의 서면동의 의사를 재확인하고, 보험회사들이 기존의 계약에 대하여 피보험자의 형식적인 서면동의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금지급을 거절하거나 계약을 무효로 하는등 선의의 계약자에게 부당한 피해를 입히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취지의 지침을 전달한 사실, 생명보험협회 사장단 모임에서 생명보험협회는 1996. 12. 6. “고지의무의 위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현재 체결된 모든 보험계약에 대해서 보험회사가 계약상의 책임을 진다.”고 결의한 사실, 그러나 피고 회사가 회원인 대한손해보험협회에서는 위와 같은 결의를 한 바가 없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는바, 위 인정 사실만으로 원·피고 간에 이 사건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계약체결상의 과실을 근거로 한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는, 민법 제535조에 규정된 계약체결상의 과실은 원시적 불능인 급부를 내용으로 하는 계약에 의해 손해를 입은 자에 대한 손해배상만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계약의 성립 과정에서 당사자의 일방이 그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상대방에게 손해를 준 때에도 부담하여야 할 배상책임이라 할 것이고, 계약이 강행법규 또는 공서양식에 위배되어 무효로 되는 경우 그를 믿고 법률행위을 함으로써 발생된 상대방의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여야 할 것인바, 피고 회사의 보험모집인인 위 소외 1과 위 영업소 소장인 위 소외 2는 보험에관한 전문가로서 이 사건 보험계약과 같은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는 보험계약 체결시 피보험자인 위 망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하는 사실을 잘 알고 었있음에도 이를 전혀 모르고 있는 원고에게 위 망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의 필요성에 대하여 설명조차 해주지 아니하고 위 소외 2의 면전에서 위 소외 1이 위 망인 대신 서명하여 결국 이 사건 보험계약이 무효가 되었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체결상의 과실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원고가 민법 제535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계약체결상의 과실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주장하기 위하여는 원고 자신이 이 사건 보험계약과 같은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는 보험계약 체결시 그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점에 대하여 선의이고 무과실이어야 할 것인바( 같은 조 제2항), 뒤에서 인정하는 바와 같이 이에 대하여 원고에게 과실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보험업법 제158조 소정의 사용자책임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앞서 믿은 각 증거와 갑 제6, 7호증의 각 1 내지 4, 갑 제8, 9호증의 각 1내지 6의 각 기재 및 당심 증인 손달현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소외 주식회사 신신기계 제작소가 곳곳에 설치한 승강기 및 주차기의 사후수리 및 보수업무를 맡아 보면서 7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데 그 종업원들이 업무수행 중 재해를 당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보험금을 초과하여 원고나 위 소외 회사가 부담하여야 할 손해배상책임에 대비하여 종업원 전체에 대하여 그들을 피보험자로 함에 그들로부터 동의를 얻어 개인별로 이 사건과 같은 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 원고는 위 망인을 채용하게 되자 1996. 7. 12. 위 망인으로부터도 망인을 피보험자로 함에 동의를 얻은 후 위 소외 1을 통하여 그녀에게 위 망인으로부터 위와 같은 내용의 동의를 얻었다고 말하고 그녀와 함께 피고 회사의 소정양식에 따라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청약서들을 작성하여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는데 위 소외 1은 이 사건과 같은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는 보험계약 체결시 피보험자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하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므로 이를 원고에게 설명해 주지 아니하였고, 위 청약서들을 피고 회사 (이름 생략)영업소에 가지고 가니 위 영업소 소장인 위 소외 2가 피보험자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고 하자 위 소외 1이 “다른 보험모집인들도 피보험자 대신 서명하는데 나( 소외 1)도 피보험자인 위 망인 대신 서명하겠다.”고 말하였으나 위 소외 2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그가 보는 앞에서 피보험자 동의란에 위 망인대신 서명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보험모집인인 위 소외 1과 영업소장인 위 소외 2는 보험전문가로서 이 사건과 같은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는 피보험자인 위 망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하는 사실을 보험계약자인 원고에게 설명하고 위 망인의 서면동의를 받아 보험계약을 체결하도록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 소외 1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시 위 사실을 모르고 원고에게 설명하여 주지 아니하였고 위 망인이 자신을 피보험자로 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데 대하여 동의하였다는 원고의 말만 믿고 임의로 피보험자 동의란에 위 망인의 서명을 대신 하였으며, 위 소외 2는 위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위 소외 1로 하여금 위 망인의 서명에 의한 동의를 받도록 지도하여야 함에도 이를 하지 아니하고 위 소외 1이 위 망인 대신 피보험자 동의란에 서명하는 것을 보고도 이를 방치함으로써 이 사건 보험계약이 피보험자의 서면동의를 얻지 못하였 다는 이유로 무효가 되어 원고가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 회사는 보험사업자로서 보험업법 제158조 제1항에 의하여 위 소외 1 및 위 소외 2가 이 사건 각 보험모집을 하면서 보험계약자인 원고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나. 책임의 제한
한편, 앞서 믿은 각 증거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도 이 사건 보험계약과 같은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을 여러번 체결한 경험이 있으면서도 청약서상의 꼭 알아야 할 사항란도 제대로 읽어보지 아니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시에도 그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과실이 인정되고, 원고의 이러한 과실은 이 사건 손해발생 및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기로 하되 그 비율은 위 사실관계에 비추어 10% 정도로 봄이 상당하다.
다. 손해배상의 범위
나아가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는 이 사건 보험계약이 피보험자의 서면동의를 받지 아니하였다는 사유로 무효가 되어 원고가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손해액인 금 170,000,000원(직장인상해보험 금 140,000,000원+가족사랑운전자보험 금 30,000,000원)에 원고의 과실을 참작한 금 153,000,000원(금 170,000,000원×0.9)이 된다.
6.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금 15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사고인 위 망인의 사망한 날의 다음날인 1996. 8. 6.부터 그 이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판결 선고일인 1998. 4. 30.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심판결 중 위 인정범위 내의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여 피고에게 그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6조, 제92조, 제89조를, 가집행선고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199조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광렬(재판장) 정용달 강석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