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0도16030
자동차에 치인 어린이가 '괜찮다'고 한 말만 듣고 상처유무를 확인하지 않은 채 사고현장을 떠나면 뺑소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승용차를 운전하다 9살 어린이를 치여 다치게 한뒤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위반)로 기소된 안모(50)씨에 대한 상고심(2010도16030)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안씨의 행동을 도주차량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에는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안씨는 2009년8월 경기도 과천 주택가에서 차를 운행하던 중 골목에서 뛰어나온 남자 어린이를 치여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고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당시 안씨는 차에서 내려 어린이에게 "괜찮냐"고 물었으나, 아이가 "괜찮다"고 대답하자 연락처를 주는 등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대로 현장을 떠났다. 그러나 목격자에 의하면 피해자는 당시 다리를 절뚝거리고 있었고 이후 피해자는 병원에서 발목에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1심은 안씨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안씨는 "피해자가 골목에서 갑작스럽게 뛰어나왔고 사고 직후 피해자가 괜찮다고 해 상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현장을 떠나 도주의사가 없었다"며 항소했지만, 2심 역시 안씨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