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가단5099116
"핸드 컨트롤러로 긴급상황 급제동… 엑셀레이터 작동"
#설치업자책임 #장애인운전보조장치 #핸드 컨트롤러 #제조업자배상책임
장애인의 운전을 보조하는 핸드 컨트롤러(발 대신 손으로 브레이크 및 엑셀레이터 등을 조작할 수 있도록 한 장치)의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면 설치업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2단독 이선미 판사는 악사(AXA)손해보험이 핸드 컨트롤러 설치업자 A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2015가단5099116)에서 "A씨는 3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 판사는 "사고 이후 실시된 기술감정에서 핸드 컨트롤러의 조작레버를 앞으로 밀어 브레이크를 작동시킨 결과 브레이크 페달이 9.5㎝가 내려간 지점에서 엑셀레이터 페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이는 긴급한 상황에서 급제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킬 경우 엑셀레이터가 작동하는 간섭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물품을 제조·판매하는 제조업자는 그 제품의 구조, 품질, 성능 등에 있어 유통 당시의 기술 수준과 경제성에 비춰 기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안정성과 내구성을 갖춘 제품을 제조·판매할 책임이 있다"면서 "차량의 다른 부분에 결함 또는 그 밖의 외부의 요인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할 때 핸드 컨트롤러의 구조·작동상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3년 5월 B씨의 차량에 핸드 컨트롤러를 장착했다. B씨는 이듬해 9월 부산 광안동에서 이 핸드 컨트롤러가 장착된 차량을 운행하다 보행자 3명을 충격하고 30m가량을 더 진행하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B씨는 사고 당시 핸드 컨트롤러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켰지만 갑자기 엑셀레이터가 작동해 차량이 앞으로 튕겨나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B씨와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악사손해보험은 사고 이후 대인·대물배상보험금, 차량수리비 등으로 3500여만원을 지급한 뒤 "핸드 컨트롤러 작동 결함으로 사고가 났다"며 A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A씨는 "핸드 컨트롤러 장착 후 1년 넘는 기간 동안 아무런 사고가 없었다"며 "브레이크 오일 부족 등 차량 정비불량으로 사고가 난 것"이라고 주장하며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