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나36535
접이식 간이 온열침대에서 발화된 불씨 때문에 화재가 났다면 침대 제조사가 60%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부(재판장 김지영 부장판사)는 사망한 이모씨의 유족 7명(소송대리인 이정웅 변호사)이 접이식 온열침대 제조사인 L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7나3653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L사는 유족들에게 1700여만원씩 모두 1억2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014년 11월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 잠을 자던 이씨 부부가 사망했다. 사고 당시 이씨 부부는 L사의 접이식 온열침대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씨의 자녀 등 유족은 2016년 8월 "침대의 제조상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했다"며 "1인당 25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열선이 내장된 온열침대 외에는 화재가 발생한 방 안에서 다른 발화원인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외부적 요인에 의한 발화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화재현장에서 보통의 이불류 외에 '라텍스'와 같이 열이 쉽게 축적돼 전기장판이 내장된 침대와 함께 사용해서는 안 되는 침구류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씨 부부가 온열침대를 정상적인 방법으로 사용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사는 화재가 자사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했음을 증명하지 못했다"며 "사고 당시 온열침대는 통상적인 안전성과 내구성 등을 갖추지 못한 결함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해당 침대는 구입한 지 7년이 경과한 제품"이라며 "이씨 부부가 침대의 온열기능을 장시간 켜둔 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L사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앞서 1심은 "사고 당시 침대의 온도조절기는 2~3도였는데 이는 최저 33도~최대 41도로서 체온 정도"라며 "이 정도 온도로 침대 열선이 과열돼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