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가단5006283
서울중앙지법 “관리방치 피해자측도 일부책임”
통행이 금지된 활주로에서 트럭을 몰다 비행기와 충돌, 비행기를 파손했다면 차량 운전자에게 8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3단독 김동현 부장판사는 최근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이 현대해상화재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8가단500628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대학교는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전남 해남군의 한 영농활주로를 임차하고 부산지방항공청으로부터 활주로 이착륙허가를 받아 학생들의 비행교육 훈련장으로 사용해왔다. 그런데 2016년 5월 학생조종사인 최모씨는 이곳에서 학교 소유 항공기로 이착륙 훈련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 인근 마을 주민 강모씨가 몰던 소형트럭과 부딪힌 것이다. 사고로 항공기의 우측 날개와 동체 및 착륙장치 등이 파손됐고, 국내 수리가 불가능해 A대학교는 중국에 있는 수리업체를 통해 항공기 수리를 마쳤다.
A대학교는 항공기 비행 등과 관련해 발생하는 사고에 대비해 메리츠화재에 항공보험계약을 가입한 상태였는데 메리츠화재로부터 수리비 등으로 2억3000여만원을 받았다. 메리츠화재는 이후 사고를 낸 강씨 차량에 대해 보험한도액을 2억원으로 하는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현대해상을 상대로 "2억원과 판결 선고일까지 연 15%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김 부장판사는 "기본적으로 통행이 금지된 활주로를 무단횡단하며 이착륙하는 비행기가 있는지 제대로 살피지 않은 트럭 운전자 강모씨의 과실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변 주민은 이 활주로가 비행 훈련장으로 사용돼 출입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비행기를 소유한 A대학교가 비행 훈련 과정에서 별도의 통제인원을 배치하거나 마을 주민을 상대로 경고방송을 실시할 법적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A대학교도 진입차단봉이 훼손돼 차량 출입이 가능한 사정을 방치하는 등 활주로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았고 학생조종사나 동석한 교관이 이착륙 훈련과정에서 활주로의 상태를 면밀히 살피지 않은 점 등이 인정된다"면서 "피해자 측 과실도 20%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해상은 메리츠화재에 피해자 측 과실비율인 20%를 공제한 2억여원 범위 내에서 보험금 한도액에 해당하는 2억원과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판결선고일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