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2017가합12755
캐디 없는 파3 골프장서 사고
수원지법 "골프장·가해자 책임 100%"
캐디가 없는 파3 골프장에서 경기를 하던 중 다른 홀에서 날아온 공에 맞아 시력장애가 발생했다면 안전시설을 충분히 갖추지 않은 골프장과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가해자가 공동으로 100%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14부(재판장 이정권 부장판사)는 김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유)씨가 가해자 윤모씨와 경기도의 한 골프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7가합12755)에서 최근 "피고들은 2억2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씨는 지난 2015년 7월 경기 용인시의 파3 골프장 7번 홀 그린에서 퍼팅을 준비하다 1번 홀에서 윤씨가 티샷한 공에 왼쪽 눈을 맞았다. 이 때문에 김씨는 맥락막파열 등으로 인한 시력장애로 24%의 노동능력을 상실했다는 판정을 받자 윤씨와 골프장을 상대로 "3억2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윤씨와 골프장은 "김씨도 경기 도중 주변 상황을 살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으므로 피고 측 손해배상 책임이 제한돼야 한다"고 맞섰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골프 경기에 참가하는 자는 자신의 행동으로 다른 사람이 다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경기 규칙을 준수하고 주위를 살필 주의의무가 있고, 골프장 운영자는 펜스·안전망·안전요원 등을 둬 사고를 방지하고 안전한 타구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골프장에 대해서는 "파3 골프장으로 규모가 작고 홀과 홀 사이 간격이 좁아 경기자가 친 공이 인접 홀로 잘못 날아갈 가능성이 큼에도 안전시설과 경기보조자들 따로 두지 않았다"며 "골프장 내 안내판 등에 이용 시 발생한 사고에 대해 골프장이 책임지지 않는다는 안내 등만 있을 뿐 장타를 주의하라는 등 안전상 주의를 촉구하는 안내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윤씨에 대해서는 "골프 경력이 길지 않아 자신이 친 공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식할 수 있었고, 이용요금이 저렴하고 경기보조원의 도움이나 조언 없이 경기를 운영해야 하는 골프장 상황을 고려해 안전에 주의를 더 기울였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 측 책임을 100% 인정한 것에 대해 "7홀 그린에 있던 김씨가 1번 홀에서 윤씨가 골프공을 타격하려고 한 사실이나 그 시점을 알았다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어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손해배상 규모와 관련해 "김씨 소득이 월 600만원으로 인정되는 만큼 피고들은 공동으로 치료비와 위자료를 포함, 2억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