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03다18494,2004나43499
서울고법, "상법 제652조의 통지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어"
보험가입자가 다른 보험에 가입했는지 여부를 보험사에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지난해 6월 선고된 대법원판결(☞2003다18494)에 따른 것으로 보험가입자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한 판결로 의미가 있다.
서울고법 민사20부(재판장 安泳律 부장판사)는 교통사고로 숨진 이모씨의 유족들이 동양화재해상보험(주)와 동부화재해상보험(주))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 파기환송심(2004나43499)에서 1일 "원고들에게 동양화재는 2억5천여만원, 동부화재는 5천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보험사가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여부에 관한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려면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를 알고 있는 외에 그것이 고지를 요하는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해 고지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실을 입증해야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상해보험계약 체결 후 다른 상해보험에 다수 가입했다는 사정만으로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상법 제652조의 통지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가족들은 이씨가 지난 2001년1월 자신의 화물차를 운전하다 고속도로 지하에 설치된 농로 연결 통로입구 벽에 정면 충돌해 사망하자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가입당시 다른 보험에 가입했는지 여부를 알리지 않았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자 소송을 내 1심과 2심에서 '보험사기'의 의심을 받아 패소했으나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1·2심의 판결이 잘못됐다며 파기, 서울고법으로 환송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