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노1514
목줄이 풀린 개를 피하려다가 행인이 넘어지면서 다쳐 개 주인이 벌금을 물게 됐다.
A씨는 지난해 9월 서울의 한 공원에 반려견을 데리고 나갔다가 잠깐 목줄을 풀어놨다. 그때 고령의 B씨가 인근을 산책하다가 자신을 향해오던 A씨의 반려견을 피하려다 넘어졌다. B씨는 이 사고로 허벅지 뼈가 부러져 전치 8주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됐다. A씨 측은 "B씨가 개 때문에 넘어진 게 아니다"라며 "설령 그렇다 해도 상해 정도가 지나쳐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개의 덩치도 작고 평소 공격적인 성격도 아닌데다 목줄을 풀어 놓은 곳은 인적이 드물어 개가 누구를 다치게 할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형사9부(재판장 안동범 부장판사)는 최근 A씨의 과실치상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2018노1514).
재판부는 "반려견의 평소 성향을 만연히 신뢰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은 애완견에 목줄을 하거나 반려견이 타인에게 달려들지 못하게 주시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피해자가 고령이고 당황한 나머지 스스로 발에 걸려 넘어진 것이라 해도 피고인의 과실과 피해자가 입은 상해와의 인과관계가 단절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