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대법원 2008도5
대법원, 음주측정 때 개인차 고려한 엄격한 증명없다면 유죄판단할 수 없다며 원심 파기환송
음주측정을 위해 위드마크공식을 적용할 경우 개인차를 고려한 엄격한 증명을 하지 않은 한 쉽게 유죄판단을 해서는 안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21일 도로교통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손모(55)씨에 대한 상고심(☞2008도5531)에서 유죄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음주측정을 할 때는 음주측정기계나 운전자의 구강 내에 남아 있는 잔류 알코올로 인해 잘못된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 측정결과의 정확성과 객관성이 담보될 수 있는 공정한 방법과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하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쉽게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최고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할 때 섭취한 알코올의 체내흡수율과 성별, 비만도, 나이, 신장, 체중 등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개인마다 최고 혈중알코올농도에 이르는 시간도 다를 수 있고, 알코올의 분해시간도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각 요소들을 적용함에 있어 손씨가 평균인이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되고 객관적·합리적으로 혈중알코올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확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손씨가 음주운전 중에 이모씨의 오토바이와 부딪힌 뒤 사고지점 인근 식당에서 소주 3분의 2병 정도를 마셨고 10분 후 출동한 경찰은 손씨에게 입을 헹구게 하지 않은 채 음주측정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109%로 나왔으나 손씨가 사고 전에 소주를 약간 마셨다고 진술하자 손씨의 체중을 기준으로 위드마크인수를 0.86으로 정해서 나온 혈중알코올농도 0.047%를 제한 0.062%를 손씨의 혈중알코올농도로 계산했다"며 "그러나 손씨에 대한 음주측정은 음주한 지 10분도 채 되지 않은 시기에 이뤄졌고, 구강 내 잔류알코올을 제거하지 않아 잔류알코올 농도가 과다측정됐을 가능성도 있으며 위드마크인수를 0.86으로 적용한 것이 손씨에게 적합하다고 볼 아무런 자료도 없고, 손씨에게 가장 유리한 인수 0.52를 적용하면 혈중알코올농도는 0.032%에 불과하게 돼 손씨가 기준치(0.05%)이상의 주취상태에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음에도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시했다.
손씨는 작년 10월 서울종암동 4차로에서 우회전하던 중 이모씨의 오토바이와 충돌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손씨는 1심에서 벌금300만원을 선고받자 "경찰이 음주측정절차를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위드마크공식을 적용해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한 것은 잘못"이라며 항소했으나, 기각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