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 2012가단29426
제3자가 사고냈더라도 보험금 지급해야
울산지법 "소유자 운행지배·운행이익 상실했다고 볼 수 없어"
오토바이 대여업자가 오토바이를 빌려주면서 신분 확인 절차를 소홀히 했다면 오토바이를 빌린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무면허로 운행하다가 사고를 냈더라도 오토바이 대여업자의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2012년 2월 고등학생 A군은 B씨가 운영하는 오토바이 가게에서 남의 자동차운전면허증을 제시하고 오토바이를 빌렸다. 운전면허증이 없는 C군은 A군이 빌린 오토바이 뒷좌석에 강모군을 태우고 신호를 위반해 직진하다 정상 신호를 받고 운행 중인 차량을 보고 놀라 급제동했지만 오토바이가 뒤집어지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강군은 전치 6주의 부상을 입었다.
울산지법 민사4단독 신원일 판사는 최근 강군이 오토바이 보험사인 엘아이지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2가단29426)에서 "보험금 87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했다.
신 판사는 판결문에서 "B씨는 미성년자인 A군이 오토바이를 빌리기 위해 다른 사람 명의의 자동차운전면허증을 제시했을 때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하지 않고 만연히 오토바이를 대여하고 대여료를 받았다"며 "이와 같은 사정을 볼 때 비록 제3자인 C군이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 하더라도 B씨의 운행 지배와 운행 이익이 완전히 상실됐다고 볼 수 없으므로 보험사는 사고로 인한 보험금을 강군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 판사는 "다만 강군이 오토바이 대여 경위와 C군이 무면허운전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동승한 것은 사고의 발생과 손해 확대의 원인이 됐다고 볼 수 있으므로 보험사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